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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회> 개학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하 송 시인   기사입력  2024/03/19 [16:36]

▲ 하 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3월이 되었습니다. 

 

 모든 학교가 개학과 함께 교문을 활짝 열고 학생들을 맞이합니다. 힘든 첫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긴 겨울방학 동안 밤낮이 바뀐 탓에, 시차 적응이 필요합니다. 불규칙적인 생활을 했던 아이들이, 개학 첫날부터 부스스한 채 잠이 덜 깬 모습으로 등교합니다.

 

 오랜만에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서 무척 반가운 모습입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 나누느라 바쁩니다. 서로 앞다퉈 키와 몸무게를 재느라 떠들썩합니다. 대부분 키가 컸다고 좋아하는데 몇 명은 안 컸다고 울상인 아이들도 있습니다. 콜록거리며 기침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서둘러 마스크를 주며 착용하게 합니다.

 

 5일 동안 출근하고 토요일이 돌아왔습니다. 아침부터 머리가 띵~하고 어깨가 아프면서 몸이 나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느낌이 안 좋았습니다. 감기몸살이 오려는지 걱정이 되며 심란해졌습니다. 

 

 `개학을 한 지 겨우 1주일 만에 감기 몸살이라니! 체력이 이렇게 약한가!`

 

 그런데 아무래도 그러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혹시, 학생들한테 독감이나 코로나가 옮은 것인지 염려되었습니다. 

 

 `겨우 5일 등교했는데, 아닐 거야!`

 

 컨디션이 안 좋은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예정되어 있던 가족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부모님 댁에 들러서 부모님을 모시고 식당에 들어서니, 동생 가족들이 모두 도착해있었습니다. 

 

 친정아버지 생신을 맞이해서 5남매 가족이 모였습니다. 특히 우리 큰아들 부부가 아기를 안고 오니, 갑자기 팬클럽 행사장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아기가 낯을 가려서 큰아들 가족은 인사만 하고 가기로 했는데, 모두 잠시라도 아기를 안고 싶어서 줄을 섰습니다. 

 

 아기가 울려고 하면 중간에 아기 엄마가 달래가면서 한 명씩 안고 무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염려한 것보다는 낯을 덜 가렸습니다. 친정어머니와 아버지께서도 마스크를 꺼내 착용하시고 증손녀인 아기를 안으시며 주름진 얼굴이 환해지셨습니다.

 

 음식을 포장해서 큰아들 내외는 집으로 보내고 우리는 점심 식사와 생일 케익을 먹고 부모님 댁으로 향했습니다. 여동생과 부모님 댁에서 담소 후, 호수를 산책하는데 한기가 오싹오싹 올라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몸이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다음날인 일요일은, 둘째 아들 여자친구를 소개받기로 한 날입니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더 안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약속을 다음으로 미루기도 난감했습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약속 장소로 나갔습니다. 작은아들의 여자친구는 무척 예쁘고 밝은 모습으로 인상이 좋았습니다. 작은아들 여자친구가 회를 좋아한다고 해서 맛있는 회를 사주고 싶어 횟집으로 정했습니다. 함께 맛있게 먹어야 하는데 도저히 입맛이 없어서 먹기 힘들었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다고 양해를 구하고 작은아들하고 여자친구를 많이 먹게 했습니다. 둘이 복스럽게 먹는 모습을, 우리 부부는 흐뭇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집으로 와서 몇 시간을 잠들었다 일어나니, 두통이 심하고 몸이 천근만근이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해보니, 희미하게 빨간색이 보였습니다.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만약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거라면, 어제와 오늘 행사로 만났던 가족들이 모두 걱정됐습니다. 

 

 연세 많으신 부모님, 태어난 지 몇 개월 안 된 손녀, 공무원인 여동생과 두 아들, 곧 입대하는 조카, 처음 인사한 작은아들 여자친구 등 모두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제발 아니길 기도하며 몇 시간 뒤에 또 검사하자, 오른쪽 빨간 선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확실한 `코로나19`였습니다.  

 

 월요일 아침, 학교에 연락 후 병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병마와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열이 치솟으면서 두통과 근육통이 심해지고 기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다행히 부모님을 비롯하여 모두 무사했습니다.

 

 꼬박 1주일을 앓은 후, 드디어 월요일에 출근했습니다. 그동안 걱정했다며 교직원들이 환영했습니다. 감사함과 민망함이 교차했습니다. 선생님 어디로 출장 다녀오셨냐며, 학생들도 반가워했습니다. 학생들한테는 차마 `코로나19`로 아팠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도 학생들이 기침하고 침을 튀기며 주위를 에워쌉니다. 이젠 하나도 무섭지 않습니다. 앞으로 6개월은 면역력으로 무장해서 든든합니다.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건강하고 활기찬 나날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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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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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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