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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회> 트롯 경연을 보며
 
하 송 시인   기사입력  2024/01/02 [16:34]

▲ 하 송 시인

 작년 남성에 이어 올해도 여성 대상의 트롯 경연전이 시작됐습니다. 무심코 지내다, 목요일에 하는 첫 프로그램 방영 날짜를 놓쳤습니다. 방영된 지 며칠 뒤에야 경연 프로그램을 시청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현역인 가수들도 많고 해마다 각종 경연대회가 열리는데, 뛰어나게 노래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계속해서 출연하고 있습니다.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어디에 숨어있다 나타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크게 공감했습니다. 더군다나 경연 프로그램 횟수가 거듭될수록 더 실력이 빼어난 사람들이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이번에도 참가자들이 초등학생 어린이부터 40대 현역 가수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수많은 사연을 담고 출연했습니다. 

 

 부모님이 이혼하고 할머니 품에서 자라는 초등학생의 ‘모정’ 노래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리틀 이미자라는 닉네임에 맞게 음색이 가냘프고 구슬펐습니다. 

 

 돌아가신 아빠를 그리워하며 ‘울 아버지’를 부르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 때문에 또다시 폭풍 눈물을 쏟았습니다. 옆에서 남편과 아들 뺨에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돌아가신 아빠를 향한 그리움으로 울면서 노래를 하는데 흔들림없이 완벽하게 노래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했던 고등학생 노래에는 그만 넋을 잃었습니다. 대외활동을 금지하는 학교 방침 때문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이번 경연대회에 참가했다는 소개에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듣고 나서 자퇴를 선택한 결정에 절로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좀 더 일찍 대중들에게 힐링하게 해줘 고맙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동안 경연대회를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참가자도 아닌데 너무 과몰입해서 오는 긴장감으로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노래를 못한 덕분에 직접 경연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연대회 출연자들은 모두 존경스럽습니다. 일단 무대에 서는 용기 한 가지만으로도 대단하게 생각됩니다. 현역 가수들은 큰 압박감을 느끼는 듯했습니다. 다른 경연자들에 비해서 현역 가수들에게는 좀 더 엄격한 잣대로 심사하겠다고 심사위원들이 엄포를 놓았습니다. 

 

 어느 참가자는 1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현역인데 무명을 극복하고자 경연대회에 참가했습니다.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차분하게 노래하는데 깊은 가창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올하트를 받지 못했습니다. 

 

 뮤지컬 감독인 심사위원 한 명이 하트를 누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대에서 마음껏 즐겨야 하는데 즐기지 못하고 주눅 들고 위축된 모습을 보인 점이 아쉬워서 하트를 누르지 않았다고 심사평으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심사평을 듣고 더욱 아쉬움이 커졌습니다. 경연대회에서 부담감 없이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뮤지컬 감독은 그동안 무대에 뮤지컬 배우를 세우고 무대에서 즐기는 공연을 하게 함으로써 관객과 소통하며 성공적인 공연을 이루어 왔을 것입니다. 또한 그 자신의 성격도 외향적이고 무대 체질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경연대회 첫 무대입니다. 매의 눈으로 보고 있는 심사위원 앞에서 얼마나 떨릴지는 상상만 해도 알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1대1 데스매치입니다. 올하트를 받지 못하거나 상대방보다 점수가 낮으면 바로 탈락하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마음 편히 즐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현역 가수는 더욱 부담이 큽니다. 긴장감이 전해옵니다. 상대적으로 아마추어는 부담이 덜합니다. 노래 실력이 뛰어나면 극찬이 쏟아집니다. 만약에 실수해도 좀 더 이해의 폭이 큽니다. 최선을 다해서 경연에 임하고, 혹시 결과가 안 좋으면 더욱 실력을 쌓아서 다음 기회에 또 도전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가 경연대회 3주째입니다. 경연이 거듭될수록 마음속으로 크게 응원하는 참가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진 출연자들의 노래를 들으며 크게 웃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한동안 깊이 빠져 지낼 듯합니다. 

 

 어린이는 동심이 담겨있는 동요를 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 속에서 경쟁하며 성인가요를 부르는 모습에 염려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역경을 극복하며 자신의 꿈을 향하여 도전하는 모습에 응원을 안 하고는 못 배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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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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