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아닌 척해도 오십, 그래도 잘 지내보겠습니다] 서미현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4/04/02 [09:21]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5326064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등 10년을 터울로 인생의 시간표를 나누곤 합니다. 20대때는 30대가 되는 것이 실감이 안났었습니다. 청춘을 상징하는 20대의 끝자락에서 밤을 새워가며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30대는 결혼과 태어난 아이를 키우느라 40대가 시작된지도 거의 실감하지 못한채 과거에는 불혹이라던 40대는 직장에서의 경쟁과 커리어를 완성하려는 노력과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며 혼란속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지천명이라는 50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50대가 그렇듯 청춘은 갔고 커리어는 이제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이제 인생을 계수하고 성적표를 받아볼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이 책은 그런 50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카피라이터로 살아온 저자의 글은 통통 튀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오십이고 내용에 자신의 나이를 밝히지 않았다면 50대의 글처럼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저자가 이 글을 읽는다면 기분이 좀 나쁠수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일반적으로 오십대가 완성이나 졸업직전의 느낌을 풍긴다면 이 글은 여전히 호기심이 많고 여전히 인생의 시간표에서 절반이상을 넘어왔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 시니컬하지만 젊은 글입니다. 

 

그동안 멀쩡했기 때문에 당연히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몸 여기저기가 이상 신호를 보내는 것도 50대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옛날엔, 소시적엔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들이 데미지로 다가옵니다. 몸의 이상신호와 함께 찾아오는 것은 인생의 허무함과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욕심, 그리고 끝없이 고개를 드는 상념이라고 하네요. 이 책은 80대 싱글맘과 50의 독신이 함께 산다는 프롤로그로 시작합니다. 글을 읽다보니 저자의 인생도 기가막힙니다. 재산이 많다던 시댁에 시집을 간 K장녀는 결혼하고 나서 남편 집이 빚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남편이 결혼전 사우디에서 벌어온 돈을 시댁 식구들은 먹고 쓰다가 빚까지 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는 아들에게조차 거짓말로 집도 땅도 사놨다는 거짓말을 했고 그것도 모른채 결혼한 K장녀는 딸까지 낳았지만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고 남편은 어느날 돌연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태어난 아이가 딸이라 섭섭한 '섭섭이' 즉, 저자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새 80대의 싱글맘 엄마와 함께 사는 50대의 독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50년을 둘만 살았던 저자는 바깥일은 저자가 집안일은 노모가 담당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나이가 들면서 각종 질병이 찾아왔고 그로 인해 저자는 집안을 하고 엄마와 병원에 동행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일상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저자는 어느날 혼자 살아야 할 독신의 날을 위해 갱신한다고 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형용사가 별로 없지만 오히려 그런 문장이 서글퍼집니다.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그녀는 왜 우리나라 중년들을 등산복을 입어댈까하고 입아프게 이야기했지만 정작 자신이 집안일을 하다보니 입을 옷이 정해져 버렸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잠잘때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는게 아니라 파자마를 입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누군가에 보여주기 위한 옷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옷을 입을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다른 사람의 일같던 탈모가 찾아오고 관절마다 시원치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십은 건강의 분기점이라는 말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됩니다. 이책에서 오십이 된 사람들이 겪는 몸의 변화, 생각의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한 환경의 변화 등을 단백하고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재밌긴 한데 사실상 맘이 그렇게 편하지는 않습니다. 그 모든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마음과 관계, 미래와 취미, 경제 등의 주제로 오십이 마주할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저자는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팔순의 어머니가 겪었던 인생의 여정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혼하면 어차피 나가살 것이라고 생각해서 두번의 큰 다툼 끝에도 집에 남아 있었지만 어느새 자신도 오십이 되었고 엄마는 팔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암에 걸리고 회복이 되어 완치판정을 받고 육십대는 안정적이었지만 일흔이 되고부터 하나둘씩 문제가 생기고 달라지는 것을 지켜봐왔다고 합니다. 만약 저자가 결혼을 하고 다른 가정을 꾸렸다면 어머니의 이런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로지 엄마와 둘이 오십년을 살아본 그녀는 엄마의 노화가 결국 자신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렇게 노화와 장수, 그리고 결혼하지 않는 미혼 남녀가 겪을 노화, 사회전반적인 노령화와 맞물려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인간이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최고이면서도 동시에 최악의 경험이 될 수 있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자녀를 양육하는 경험도 하지 못했습니다. 온전히 자신만으로 늙어가는 세대가 더 많아진 우리의 미래는 고령화와 초고령화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오십이 지천명이라는 공자의 말씀은 요즘 50대에도 과연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저 역시 오십이지만 과연 지천명이라는 거창한 말을 쓰는게 옳을까? 너무 나이들었다는 것보다는 그만큼 세상을 많이 아는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그렇게 나이 먹지는 않았다는 억울함이 묻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MZ, 알파 세대가 공존하면서 서서히 MZ가 사회 주도 세력이 되는 분기점에 와 있습니다. 오십이 되고 육십이 되는 사람들은 과거에 매여 있지 말고 은퇴해서 편안한 생활을 해야 겠다는 생각에 너무 지나치게 몰입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오십은 백세 시대의 절반입니다. 절반의 인생을 어떻게 살것인가는 이제 오십을 맞이한 사람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육신적인 탐닉에 빠지지 말고 누릴 수 있는 것은 누리되 자신의 삶의 목표까지 잃어버린 사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목표를 잃은 한가함은 무료함으로 바뀌고 소명이 없는 삶은 나이 들어 주변인이 될수도 있고 자기 방식대로를 고집하는 중년은 젊은이들과 융화할 수 없으니 또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기도하면서 남은 사명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소원으로 가득한 삶을 위해 다시 시작하는 중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출처] 2024년 4월 2일 오늘의 책 : [아닌 척해도 오십, 그래도 잘 지내보겠습니다] 서미현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4/04/02 [09:21]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울산 동구의회, 2023년도 결산검사위원 위촉 / 정종식 기자
성안동-아트홀 마당, 공연 관람권 기부 약정 협약 / 정호식 기자
여여如如 / 구정혜 시인
늙은 목수 / 심은섭 시인
울산, 챔스리그 결승 진출 실패…요코하마에 승부차기 패배 / 울산광역매일
행자위,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 `뒷북 예산` 편성 질타 / 정종식 기자
포토뉴스0422 / 김생종 기자
울산농협, 금융교육 공로 울산광역시교육감 표창 수상 / 허종학 기자
김두겸 시장 울산대병원 도심 이전 언급 `파장` / 정종식 기자
두산 강타한 '오재원 대리처방'…이승엽 감독 "안타깝다, 면목없어" / 울산광역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