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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회> 아버지의 눈물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12/26 [17:31]

정말 몰랐다

아버지의 가슴에 그토록 많은 눈물이 고여 있는 줄을

울지 않아서 몰랐다

쇠보다도 강한 줄 알았다 아버지는 

마음에 상처가 쌓여갈 때 마다 술을 마셨다

 

아버지가 마신 물의 절반이 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마신 술의 팔 할이 눈물이라는 것을 몰랐다

목 놓아 울 수 없을 때  

모두가 잠든 밤 골목 포장마치에서 

돌아앉아 상처를 쓰다듬는 아버지의 눈물을 보고 

내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버지의 눈물샘 다 말라버린 날

밤하늘에 알알이 박혀있는 진줏빛 눈물을 세는 나는 

지상에서 가장 철없는 아들이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눈물은 감정의 표시이자 눈물은 슬픔의 상징이다. 슬픔의 눈물을 비롯해서 기쁨의 눈물이 있고, 생리적 작용으로 나오는 눈물도 있다. 눈물은 비극인 경우가 많다. 죽음과 질병의 고통, 실패와 좌절,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등에 흘리는 눈물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속에 고여 있는 눈물이 노출될 때 고통의 무게를 덜어주기도 한다. 참회의 눈물은 잘못 들어선 길에서 바른 길로 인도하는 길잡이가 된다. 실수를 후회하고 악한 마음을 씻어주는 눈물은 존재 의미가 있다. 눈가에 촉촉이 젖은 이슬을 머금은 여인의 모습이나 흐르는 눈물을 억제하는 남자의 마음은 인간을 순수하고 참되게 한다. 탈무드에 `몸을 씻는 것은 비누요 마음을 씻는 것은 눈물이다`란 말이 나온다. 이는 눈물은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킨다는 뜻이다. 눈물은 단순히 슬픔을 연상하게 하는 것만 아니라 인간을 성숙하게 만들고 진실을 느끼게 한다. 열하일기를 쓴 조선시대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1737~1805)의 "마장전馬?傳"에 `美人多淚미인다루 故英雄善泣者고영웅선읍자 所以動人소이동인`이란 구절은 `미인은 마음이 여려 눈물이 많고, 영웅이 흘리는 눈물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는 뜻이다. 진실의 눈물은 진실 된 마음을 안고 있어 쓸모없는 것도 잘 활용하면 유익할 때가 있듯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마음의 평화가 온다. 눈물이 짠 것은 염분 때문이 아니고 순수와 미안함과 뉘우침이 비벼져 있기 때문이다. 눈물은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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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2/26 [17:31]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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