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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회>연분홍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6/05/01 [15:36]
벚나무 그루터기에 돋아난 실낱같은 가지 끝에
벚꽃 몇 개 피었다
 

고목의 뿌리가 지구를 움켜쥐고
죽은 듯 살아서
꽃을 피웠다

한 노인이 벚꽃 앞에 쭈그리고 앉아 경배를 드리고 있다
등 뒤에 내리는 황혼이 연분홍이다

그윽하다 풍경

 ‘청춘은 영원하리라 믿었는데 어느새 고개 숙인 남자의 대열에 섰다. 노년은 쾌락과 탐욕으로 부터 버림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덕의 근원으로 부터 해방 되는 것이다.’ 로마 최고의 웅변가이자, 문인이었던  키케로Cicero가 쓴 ‘노년에 대하여’ 에 있는 말이다. 나이 70은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라고 부른다. 이를 줄여 ‘종심從心’ 이라고 한다. 이 나이에는 무슨 짓을 해도 부끄럽지 않다. 원숙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서 잘 난 체, 아는 체, 가진 체를 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생로병사의 순리에 따라 몸이 늙었을 뿐 마음은 젊은이 못지않은 것이 노인이다. 지금부터라도 걷고 뛰면서 젊게 산다면 인생 70에도 연장전 20년은 거뜬할 것이다. 지금은 별 볼일 없는 고목도 한때 다디단 열매를 매달았고 짙은 그늘을 만들어 쓰라린 발목을 쉬게 했다. 고목에도 꽃은 핀다. 고목에 핀 매화가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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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5/01 [15:3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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