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꽁꽁 얼었던 허리에 윽 힘을 주더니 옥수수 튀밥 같은 벚꽃들을 가지마다 펑펑 피워낸다
햐 고소하다
살구꽃 흐드러지게 핀 돌담길을 순댓국에 소주 한 잔 생각하며 돌아가는데 담 너머 들려오는 누룽지 긁는 소리
햐 냄새 쥑인다
입춘立春은 24절기의 첫 번째로 봄이 시작하는 날이다. 춘春을 파자하면 세 사람이 하나가 되는 날(三人日=春)이다. 세 사람이란 삼신三神 즉 삼신할매, 삼신불三身佛, 삼위일체三位一體, 삼부인三符印 등을 말한다. 그들이 사람 앞에 서는 날이면 상춘의 시대가 열린다는 뜻이다. 입춘에는 각 가정에서 좋은 뜻의 문구를 대문기둥, 대들보, 천장 등의 집안 곳곳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고 써 붙인다. 이를 입춘첩 또는 입춘방이라 한다. 입춘대길이란 봄이 오면 길할 일만 있다는 것이다. 건양다경은 양이 시작되면 음이 물러가고 기쁜 일이 많이 나타난다는 호시절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거천재 래백복去千災 來百福’ ‘재종춘설소 복축하운흥災從春雪消 福逐夏雲興’ 등이 있다. 입춘에는 무엇보다 먼저 겨울동안 쌓인 먼지를 떨어내는 대청소를 해야 한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차근차근 닦아내야 한다. 마음에 찌든 때 청소를 병행한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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