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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회>도전도(桃田圖)
 
정성수 싱니   기사입력  2016/04/03 [15:52]
두루마리가 펼쳐지고 화면이 앞으로 당겨지자
방청객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시청자들이 일제히 화면 앞으로 다가앉는다.
침묵이 흐르는 동안 사회자는 말을 더듬고
감정 위원들은 해줄 말을 찾고 있었다.

저것은 한 폭의 벽화. 산 웅장하다.
꼭대기에서는 만년설이 만년동안 내려다보고 있다.
그림을 요리조리 뜯어 볼 때마다 강물소리가 났다.
논밭을 지나자 복숭아꽃 만발하였다.
사슴의 눈이 순하게 한 노인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늘에는 해와 달이 함께 떠 밝은 듯 흐리다.
봄여름가을겨울이 낙관을 지우고 갔다.
허공의 벽에 그린 산수경이다.
화공은 어디가고 빈 배만 조용히 흔들린다.
일순 세월이 지나갔다.
 
도전도가 죽은 듯 살아서 진품명품이 되었다.
어디에도 값은 없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 성철스님 말씀 인용

도원결의桃園結義는 복숭아밭에서 의형제를 맺는다는 말로 뜻이 맞는 사람끼리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동을 같이할 것을 약속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후한後漢 말 황건적黃巾賊의 난亂이 일어나 장각의 군대가 유주幽州까지 침범해 오자 유주 태수 유언劉焉이 의병을 모집하는 방문을 내걸었다. 이때 탁현?縣에서 미투리를 삼고 자리를 치는 일로 생계를 삼고 있던 유비, 푸줏간을 운영하던 장비, 그리고 포악한 관료를 베어 버린 후 떠돌던 관우 세 사람이 만나 장비의 집 뒤 복숭아밭에서 검은 소와 흰 말과 제물을 차려 놓고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내고 의형제를 맺었다. ‘한해 한달 한날에 태어나지 못했어도 한날한시에 죽기를 원하니 황천후토皇天后土께서는 굽어 살펴 의리를 저버리고 은혜를 잊는 자가 있다면 하늘과 사람이 함께 죽이소서.’ 맹세를 마치고 유비가 형이 되고, 관우가 둘째, 장비가 셋째가 되었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말이다.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원수가 되는 배신과 이합집산離合集散을 밥 먹듯이 하는 세태에 시사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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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03 [15:5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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