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떠있다 하여 부석사浮石寺에 갔네. 떠있다는 돌은 보이지 않고 다만 무량수전 왼쪽 겨드랑이 밑으로 돌아드니 사방 일곱 평 넓이의 돌이 잠시 쉬었다 가라. 등을 내미네.
스님은 출타중인지 절 마당에는 오색낙엽이 가을비에 촉촉이 젖고 있네. 가라앉는 부석사가 돌처럼 무겁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사무치는 마음으로 저 아래 사바세계를 바라보네. 살아있음을 고마워하며 여기에 이를 수 있었음을 감사하네.
눈길 가는 데까지 펼쳐진 능선들이 모두 이 무량수전을 위해 마련된 듯 한 폭의 그림이네.
아름다움의 끝이 어디쯤인지 몇 번이고 자문자답하네. 정답이 없는 삶 앞에서 그리워하다 지친 연인을 만난 것처럼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을 쓸어안고 나는 오랫동안 서 있었네.
부석사 무량수전浮石寺無量壽殿은 국보 제18호로 경상북도 영주시에 소재하며 아미타여래 불상을 모신 부석사의 중심 건물이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목조 건물 중 두 번째로 오래된 고려 중기의 목조 건물로 봉정사 극락전과 함께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힌다. 날아갈 듯 치켜 올라간 기와지붕은 물론 멋스러운 창문과 벽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건물의 조화와 안정을 위해 중간 부분을 약간 불룩하게 만든 ‘배흘림기둥’은 부석사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화강석의 높은 기단 위에 남쪽을 향해 서 있다. 정면에는 각 칸마다 살창을 달고 측면은 벽으로 막았으며 뒷벽에는 가운데에 판문과 그 좌우로 붙박이 살창을 달았다. 건물 내부에는 높은 기둥을 배열하고 그 사이에 불단을 만들었으며, 위쪽에는 화려한 닫집唐家을 만들었다. 이 건물 내부에서 볼 수 있는 헛첨차와 각 첨차 밑면의 연화두형수식, 주두와 소로의 굽면이 곡면이고 굽받침이 있는 점, 솟을대공 등에 고려시대 주심포 양식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공포는 기둥 위에 첨차와 산미山彌를 층층이 짜 올린 주심포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첨차 끝부분이 쌍S자형의 곡선으로 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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