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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를 바라보며
 
박서운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24/01/28 [16:27]

▲ 박서운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 울산광역매일

 음악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말은 마치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라 할 만하다. 젊을 때는 빠르고 활발한 비보(vivo)나 빠르고 경쾌한 비바체(Vivace)의 삶을 살게 마련이다. 그리고 삶의 속도가 점차 느려져 대체로 보통 빠르기의 모데라토(Moderato)로 살다가, 노년에 이르러 느린 안단테(Andante)를 거쳐 아주 느린 삶을 산다. 

 

 그런데 아주 느린 속도를 나타내는 빠르기 용어가 재미있다. 아주 느리고 폭넓게는 `라르고`, 아주 느리고 무겁게는 `렌토`, 아주 느리고 침착하게는 `아다지오`, 아주 느리고 장중하게는 `그라베`이다. 노년기의 인생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는 어느 정도 자기 몫이다. 즉 폭 넓게 살 것인가. 아니면 무겁게, 혹은 침착하게 또는 장중하게 살 것이냐 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다. 물론 하루 벌어 하루 살기도 힘든 사람들에겐 사실 이런 이야기가 말장난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생을 마무리해야 하는 인생의 끝 자락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가치도 있다.

 

 한국 사회는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핵가족화로 노인인구의 수가 급증하고 있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우선 당장 출산율 저하로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노인 문제도 이에 못지않게 커다란 난제로 다가선 지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변해감에 따라 생애 가운데 노년기의 삶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노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좋은 삶이란 가족과 공동체 속에서 보살핌과 지원을 제공받으며 자기정체감, 소속감을 느끼며 사는 삶이다. 그러나 가족에서 떨어져 나온 독거노인은 이런 안전장치에서 제외되어 `나 홀로 노년 세대`를 오롯이 지내게 된다. 통계청은 해마다 `국민 삶의 질`이란 통계보고서를 발간하는데, 보고서의 제일 앞부분에 `독거노인 비율`을 게재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 자료에 의하면 2022년의 우리나라 독거노인 비율은 21% 정도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다섯 명 중 한 명은 혼자 살고 있으며 ,그 숫자가 무려 350만명에 이른다. 대가족 제도에 익숙한 노년 세대에게는 이런 사회적 고립이 가장 큰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올 듯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홀로 사는 노령자들은 대체로 빈곤하다는 점이다. 1인당 가처분 소득비율, 국민 기초생활보장 수급 비율 등을 보면 노인 빈곤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평생 직장생활을 성실히 했지만, 은퇴 후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경우도 많다. 수명이 늘면서 건강ㆍ의료비 지출이 한몫을 단단히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령자의 무연고 사망이 가파르게 늘고 있고, 정서적으로 고립된 상태인 고령층의 자살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10만명당 26명으로 가장 높은 나라이다. 자살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여 특히 70세 이상에서는 10만명당 거의 100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평생을 국가와 가정에 헌신하며 살아온 우리 노년 세대들이 설 곳이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노인 문제를 해결할 만한 노인복지정책 및 사회복지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구성되어 정책안을 내놓고 있지만, 활동범위가 저출산에 맞춰져 있다. 노인들이 건강ㆍ의료 문제로 빈곤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시급히 도입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적연금 강화`가 시급하지만 한정된 국가예산으로 갈 길이 요원하기만 하다. 한편 노인 문제를 돈 문제로만 여기지 말고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짊어지고 가야 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그것을 새로운 문화로 만드는 민관의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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