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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회> 어떤 여름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2/07/03 [20:09]

일요일이라서 모처럼 늦잠에

늘어지고 있는데

밖에서 떠드는 소리에 눈을 떴다

생선 장사가 아파트 경비실 앞에 트럭을 대 놓고

싱싱한 고등어를 사라고 외친다

고등어요 고등어

눈을 끔벅끔벅하는 생고등어가

한 손에 오천 원!

메가폰이 불나게 아낙들을 부른다

 

내 아침잠을 뺏어간 비린내 나던 그 트럭

먼지를 날리면서 지금 어디쯤 

달려가고 있을까

자꾸만 날씨는 더워지는데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차갑거나 시원한 것이 최고다. 흘리는 땀을 식히기 위해 에어컨 아래로 모여들고 선풍기를 끌어안기도 한다. 팥빙수가 생각나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기도 하다. 아이스케키라는 얼음과자가 있었다. 자전거에 커다란 바다색 아이스케키통을 싣고서 `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 장사가 소리치면 이집 저집에서 아이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아이스케기는 아이들의 입에 침이 고이게 하고 졸린 영혼을 깨웠다. 당시의 아이스케키는 어린 마음을 흔드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귓전을 때리는 `아이스케~키`라는 리드미컬한 소리는 어떤 강심장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유혹의 힘에 빨려 밖으로 나온 아이가 반짝이는 눈으로 아이스케키 장사를 따라다녀도 아이스케기를 사 먹는 일은 언감생심이었다. 엄마에게 사달라고 조르다가 고무신짝으로 등짝을 얻어맞기도 했다. 요즈음 빙과류는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더구나 마트마다 빙과류 50% 세일이라고 써 붙어 놓고 홍보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수기에서 얼음이 나오고, 자판기에서는 냉커피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이제 `아이스케~키! `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아이스케키 장사를 따라다니며 땀을 찔찔 흘리던 아이들이 절실한 눈빛도 볼 수 없다. 추억을 먹고 사는 어른들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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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03 [20:0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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