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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회> 잉어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2/06/19 [17:11]

한 골목에서 아옹다옹 살아가는 여자들의 야음을 타 냇가로 모여든다. 토종잉어 가슴 큰 슈퍼 아줌마, 잉붕어 골목 처녀점쟁이, 유료낚시터에서 도망 나온 F1 막걸리집 주인 춘자란년, 손가락에 침을 발라가며 하루 계산을 맞추고는 밤이슬을 헤치며 나온다. 나뭇가지에 삶의 껍질을 하나 둘 벗어 걸어두고 흐르는 냇물에 펄떡이는 잉어가 된다. 서로의 얼굴을 보며 오늘은 일당이라도 건졌느냐며 한 바탕 히히덕거린다.

 

구름 뒤에서 홀애비 달이 실눈을 뜨고 쳐다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잉어들은 아직도 뽀얀 비닐을 서로 서로 다듬어 준다. 흐르는 물이 달빛에 반짝일 때마다 깔깔깔, 호호호, 푸푸푸, 무슨 생각을 하며 웃는 것인지. 저마다 다른 웃음소리가 촉촉이 젖어 가면 짧은 여름밤, 밤늦은 냇가의 잉어들은 살이 올라 더욱 싱싱하다. 하늘에서는 별들이 밤새 소곤대고 숲속에서는 반딧불이 날 새는 줄도 모르고 서로의 짝을 더듬고 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잉어는 작은 물고기나 풀 등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잡식성이다. 몸집도 커 성체는 왜가리 같은 대형 동물 외에는 천적이 없다. 원래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서식하던 물고기로 더러운 물에서도 살며 짠물이 섞인 강어귀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물이 빠져나가면 하구나 물이 흘러드는 내만에서도 발견된다. 우리나라는 주로 강, 호수, 하천, 웅덩이, 연못 등 바닥이 진흙인 곳에서 산다. 겨울에는 물속 깊이 들어가고 수온이 상승하면 얕은 곳으로 몰려든다. 잉어는 마늘을 넣고 푹 고아 참기름을 쳐 보양식으로 먹는다. 기름기가 많아 느끼하고 누린내와 흙내도 나서 비위가 약한 사람은 먹기가 어렵다. 주로 병자나 임산부의 산후조리용 음식으로 애용한다. 맛을 중시하는 음식이라기보다는 약에 가깝다는 인식이 있다. 공자님의 아들 이름이 공리孔鯉다. 리鯉는 `잉어 리`이다. 공자가 득남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노魯나라 임금 소공昭公은 산 잉어 한 마리를 하사하였다. 이에 감사한 공자는 아들의 이름을 잉어 리鯉 자를 써 `리鯉`라고 지었다는 일화가 있다. 잉어 중에는 `코이`라고 부르는 관상용 비단잉어가 있다. 작은 어항에서는 오래 키워도 5~8 cm 정도로 손가락 크기만 하다.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서는 15~20cm 팔뚝만큼 자라고, 강에서는 90~120 cm 크기의 어린이 키만큼 자란다. 주변 환경에 따라 성장하는 크기가 다르다. `코이의 법칙`은 자본주의 사회의 부자의 법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람들의 경제 생태계의 환경에 맞추어 부의 크기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코이의 성장 환경처럼 어항에 해당하는 현금 생태계, 수족관이나 연못에 해당하는 자본 생태계, 강에 해당하는 자산 생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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