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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 한풀 꺾일 것인가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3/12/14 [16:32]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울산광역매일

 그동안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지난달(11월)에는 상승폭(전년 동월 대비 +3.3%)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까지만 하더라도 4%대였지만, 6월과 7월에는 2%대로 떨어졌다가 8월 이후 3%대로 번등하면서 10월에는 3.8%까지 상승폭이 확대되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한 것은 국제유가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기(+14.0%)와 도시가스(+5.6%) 요금이 크게 올랐고, 보험서비스료(+12.9%), 공동주택관리비(+5.4%), 외식비(+4.8%)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내년에도 물가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과 에너지 제외)는 10월(+3.2%) 이후 소폭 내림세를 보였으나, 11월 체감물가(가정에서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 생활물가지수)는 4.0% 상승하여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편 향후 1년 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예상할 수 있는 기대인플레이션은 11월에 3.4%로 나타나, 소비자들은 내년에도 여전히 물가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전기료 등 공공요금 상승이 물가상승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가 한전의 독점 전력망 사업을 민간에 개방하려는 움직임이 전기료 인상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한전은 지난해 32조6천억원에 달하는 사상최악의 적자를 내고 말았다. 탈(脫)원전 등 잘못된 에너지정책의 피해가 고스란히 한전의 적자로 나타난 것이다.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한전은 SMP(전력도매가격) 상한제를 도입하여 지난 1년간 전력도매가격이 일정 수준까지 오를 경우 한시적으로 평상시 수준의 가격을 적용했으나, 민간 발전사들의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도리어 한전이 수천억원대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최근 공업도시 울산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는 빚더미에 눌린 한전이 시설투자는 물론 유지ㆍ보수까지 미루면서 산업의 핏줄은 전력망이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물가 오름세를 막기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수입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 유가가 배럴당 7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 적용 기간을 내년 2월까지 연장했다. 정부는 2021년 11월 국제유가가 치솟자 6개월 한시로 유류세를 인하한 후 계속 연장하여 2년째 이어가고 있다. 유류세 인하폭은 지난해 하반기 37%(리터당 516원)까지 내렸다가 올해 1월부터 25% 인하율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WTI)는 OPEC+의 감산 결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올해 일일 산유량 추정치를 3만 배럴로 늘리고, 러시아의 원유 수출 규모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7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내년에는 올해의 1%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 2% 중반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가 아무리 성장하더라도 물가가 경제성장률 이상으로 오른다면 가계부문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만큼 국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현재 서울에서 1만원으로 사먹을 수 있는 메뉴는 김밥(3천292원), 자장면(7천69원), 칼국수(8천962원), 김치찌개 백반(7천923원) 등 4개뿐이다. 서민층의 대표 음식인 이들의 가격마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으니 그만큼 먹고 살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거기다가 음식 가격뿐 아니라 전기료를 포함한 공공요금마저 오르고 있으니 서민들에게는 정말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물가오름세는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 등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하나하나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 전기료 인상을 막기 위해서는 전력 생산에 소요되는 에너지원의 단가를 인하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상대적으로 생산단가가 저렴한 원전의 가동을 늘리고, 비싼 석유나 천연가스(LNG) 등에 의존하는 화력발전의 가동을 줄여나가야 한다. 아울러 김밥, 자장면 등 서민음식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의 생산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들 영세자영업자들에게는 최저임금과 주52시간근무시간제 적용을 실정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인건비 부담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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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취업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라 (취업지침서)
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등불이 되어 빛나리, 문인들의 마을, 문학의 숲 등 (수필동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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