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신정1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울산시 제공)  © 울산광역매일

지난 5일, 6일 이틀간 진행된 제22대 총선 울산지역 누적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대치인 30.13%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31.28%보다 1.15% 낮지만 30%대 돌파는 제도 도입 이래 처음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울산 여야는 모두 "우리에게 유리하다"며 아전인수격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사전선거제가 정착 과정에 들어섰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평일 본 투표 대신 주말을 이용한 사전투표에 참여해 임시 공휴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울산에선 동구가 31.53%로 사전투표율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남구는 29.18%로 최저를 나타냈다. 동구가 사전투표율에서 최고를 기록한 배경으로 근로자 대거 참여가 꼽힌다. 주말에 사전 선거를 마치고 본 투표 날 시간적 여유를 갖겠다는 직장인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계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동구는 현재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후보, 노동당 이장우 후보 등이 3자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때문에 노동계 후보 지지 표심이 거대 정당 후보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울산 북구는 이번 사전투표율 집계에서 `이례적인 현상을 보인 곳`으로 지목된다. 북구는 민주당과 진보당이 경선을 거쳐 진보당 윤종오 후보를 야당 단일후보로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야당 단일후보 쪽으로 표심이 집결돼 6개 선거구 가운데 사전투표율이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지역 정치권이 예측했었다. 

▲ 김영길 중구청장, 김종훈 동구청장, 이순걸 울주군수   © 울산광역매일

하지만 집계 결과 6개 선거구 중 남구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29.32%를 나타내 의외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국 평균은 물론 울산 평균 사전투표율에도 미치지 못해 단일화가 오히려 역풍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역 정치권이 민주개혁진보 선거연대 과정에서 발생한 `진보당 야당 후보 단일화` 파장의 선거 열기를 고조시키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진보당 윤종오 후보와 민주당 이상헌 의원 간 후보 단일화 실랑이가 지역 민주ㆍ진보 성향 유권자들로 하여금 북구 정치권에 등을 돌리게 한 결과라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민주ㆍ진보 지지층이 먼저 선거 열기에 불을 붙였던 과거와 달리 야당 후보 단일화 과정이 이들을 `냉소 층`으로 내몬 결과라는 것이다. 

사전투표율 최하위를 기록한 남구도 그간의 여야 정치권 내홍이 유권자들로부터 무관심을 유발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대신 국민추천제 후보를 공천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천 깜깜이가 이어졌고 결국 예비후보 등록자 가운데서 한 사람을 낙점했다. 청년ㆍ여성 등 새로운 인물 발탁을 취지로 내건 국민추천제가 빛바랜 카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어진 허언욱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 선언 등 일련의 여당 내 사태도 보수 지지층이 사전투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게 한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중앙당이 기존 남구갑 지역위원장을 배제하고 이곳에 영입 인재를 전격 전략공천한 것도 민주당 지지층들의 `정치 냉소화`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전 시의원이 이낙연 주도의 새로운 미래로 옮겨 간 것도 지지층이 사전투표에 나서지 않게 하는 저해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