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철 울산시교육청 교육기자단  © 울산광역매일

 요즘 일상을 돌이켜보면 특정 사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다. 이전처럼 궁금한 것이 있으면 관련 자료들을 뒤지고 이곳저곳 문의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집어 들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속에 필요로 하는 자료와 지식들이 꽉 채워져 있기때문에 많은 시간을 문제 해결에 투입할 필요가 없다.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니 이런 콘텐츠에 시간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짧을수록 더 끌리는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지고 있다.

 영국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는 `도둑맞은 집중력`이란 책에서 "현대인은 심각한 수준의 집중력 저하를 앓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는 또 미국의 10대들은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하고, 직장인들은 평균 집중 시간이 3분에 불과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그런데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만 보아도 이런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은 책 읽는 것보다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책 읽는 아이도 5분을 넘기지 못하고 집중력에 심각성이 드러난다. 몰입할 수 있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책 읽는 시간 속으로 깊이 빠지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반해 디지털기기는 짧은 순간에 집중도가 높아 몰입도가 깊어진다. 눈으로 보고 익히는 영상과 정보매체 활동은 상당히 몰입감이 높아지는 동시에 집중력도 좋아졌다. 

 스마트 기기 속 세상은 시공간을 초월해 즉각적으로 정보를 보여주고 재미도 있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만 걸러내어 주는 알고리즘의 편리함과 빠른 속도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주의력이 도둑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일상의 변화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책 읽을 때다. 

 책을 몰입해서 읽는 시간도 짧아 한 권을 완독하는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외 글쓰기, 업무에도 영향에 미쳐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었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인식에는 공감하지만 스마트 기기의 익숙함이 결국 생활 리듬이 깨지고 집중하는 시간도 짧아지는 경우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도둑맞은 독서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요한 하리는 현대 사회의 집중력 부족에 대해 조명하며 도둑맞은 집중력을 이렇게 풀이했다. 몰입하고 있는 일에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모든 자아가 감각을 잃은 상태, 시간이 사라진 듯한 상태, 경험 그 자체의 흐름을 탄 상태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몰입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이며 행위 그 자체이고 몰입을 더 많이 경험할수록 우리는 집중력 회복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어 놓은 것은 시간을 쪼개어 사용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루에 10분씩 스마트폰을 줄이고 독서 하는 습관으로 길러준다면 집중력은 좋아질 것이다. 긴 글을 읽는 게 힘들고 자꾸 스마트폰에 눈길만 갈 때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을 제거하고 느린 속도로 천천히 읽어가는 몰입의 상태를 즐겨야 한다. 

 책 속에 빠지는 순간을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집중력은 빠르게 극복되며 그 시간이 책 읽는 습관으로 스며질 때까지 나만의 독서력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의 근육이 단단해질 때까지 인지하고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집중력과 몰입의 힘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