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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조나단 라슨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4/02/22 [09:32]

https://www.instagram.com/i_seensee?igsh=MWRrbjg0b2FvOXh1OA==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록 뮤지컬로 1996년 초연된 이후 네개의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했습니다. 라보엠이 파리를 배경으 한 젊은 예술가들과 결핵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렌트는 20세기 말, 미국 뉴욕의 젊은 예술가들과 에이즈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중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같은 점 등 등장인물의 이름과 극의 전개와 설정이 유사점이 많습니다. 실제로 공연중에 등장인물인 로저가 기타를 치는데 뮤제타의 왈츠와 비슷한 곡조로 연주를 하자 하나도 안비슷하다는 대사가 나오기도 합니다. 렌트는 우리나라에서 초연되면서 수많은 뮤지컬 스타를 배출해낸 스타의 산실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관람을 고민하다가 이번에 기회가 되어서 관람을 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막이 끝나고 인터미션때 집에 갈까를 심각히 고민하다가 결국 끝까지 봤습니다. 음악과 배우들의 기량, 무대연출은 매우 훌륭합니다. 특히 2막 후에 조너선 라슨을 기리지 위해 등장인물 전체가 나와 Season of love를 열창할때는 노래 뿐 아니라 출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와서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렌트가 전반적으로 담고 있는 소재들은 AIDS, 마약, 매춘, 복잡한 성정체성을 담고 있고 그 소재들을 바탕으로 사랑은 댓가가 없다는 주제를 담고 있고 사회비판적인 내용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것처럼 보였지만 미국적 정서가 담겨 있어서 보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대사가 거의 없고 작품 전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 되어 있는 Sung-through 뮤지컬이기 때문에 전문 배우들이 뛰어난 딕션으로 노래를 하긴 했지만 극의 내용을 알아듣기가 어려웠습니다. 록 뮤지컬의 특성상 매우 시끄러운 연주와 함께 대사가 전달되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를 알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젖소나 달에 대한 공연은 미국 동요에서 착안한 문화적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한국인은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었습니다. 이해도 할 수 없는데 너무나 길고 반복적인 내용은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노래도 배우들의 실력은 매우 탁월했지만 다른 뮤지컬처럼 모든 노래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극의 구성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좌충우돌하는 경향이 있어서 OTT 플랫폼의 친절한 자막에 익숙해있던 저에게는 매우 불친절한 공연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듬이 있는 노래였다면 그나마 나았을텐데 그마저도 록 뮤지컬이라는 특성때문에 실력은 좋아보이나 제가 좋아할 부류는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매우 좋아하는 저역시 주제와 대사전달 방식때문에 다시 보고 싶지는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의 전달방식은 이 뮤지컬에서 모든 출연자들이 가장 좋아하고 적이 없는 캐릭터인 '엔젤'은 여장 남자인 드렉퀸이자 동성애자이며 AIDS 감염자로 나옵니다. 등장 인물의 상당수가 AIDS 감염자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죽음의 위기를 겪는 사람입니다. 여주인공 역시 AIDS를 앓고 있지만 라보엠의 미미는 결핵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반면, 렌트의 미미는 마지막 순간에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 20세기말 미국 뉴욕의 예술가들의 자유분방함은 렘트가 모티브로 삼은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의 보헤미안들로부터 이어져 온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마약, 매춘같은 해서는 안되는 불법적인 행동까지 자유로움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술가의 창작열에 마약이나 매춘이 필요하다고 봐야 할까요? 또한 그들의 자유로움은 성 역할에 있어서도 드렉퀸이자 동성애자인 엔젤을 진정한 사랑의 화신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나 동성애자를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삶의 선택은 인권적으로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렌트를 보고 있자면 그들이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찬양하던 엔젤이나 그들이 지켜내려고 하는 마크의 방이나 자유로운 예술의 추구가 그들의 실제 삶에서 궁극적인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당시 AIDS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서 걸리면 거의 죽게 되면 죽음의 병이었습니다. 라보엠의 결핵 역시 당시에는 죽음의 병이었습니다. 그러나 결핵이나 AIDS 역시 완전한 치료제가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현재는 호르몬제나 다양한 약들이 개발되어서 현재는 걸리면 죽는 죽을병은 아닌 상황이 된지 오래입니다. 치명적인 병에 걸렸지만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삶을 살면서도 자신들이 추구하는 예술을 포기하지 않는 그들은 예술을 위해 죽음과 당당히 맞선다는 메시지가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재개발을 하려는 집주인과 사회 전반을 우회적으로 조롱하며 비판하는 노래들이 계속 흘러나옵니다. 

 

극중에서 그들이 그런 병에 걸린 것은 이 작품의 원작자인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인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AIDS는 아니었지만 친구들이 이유없이 죽어나가는 상황을 이 작품에 담았기 때문입니다. 극 중에서 엔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내용에 공감이 가기 어려웠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이며 동료이긴 하지만 그가 남긴 것이 그렇게 큰 가치인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여러가지 사랑의 타입과 조건을 말합니다. 렌트에서는 엔젤이 남긴 사랑이 조건없는 공짜의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가 사회적인 편견과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도 다른 사람을 따뜻하게 챙기고 사랑했다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사회적인 편견의 대척점에서 나름의 성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가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일반인은 낼 수 없는 용기를 냈다고 해서 그 용기와 사랑이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습니다. AIDS는 도덕이나 법률적인 징벌이 아닌 HIV감염으로 인한 감염질병입니다. HIV의 감염경로는 대부분이 성접촉이 원인입니다. 다시 말해 그들의 자유의 댓가로 얻은 질병일 수 있다는 점이지요.

 

성경에는 사랑에 대해 그리스어로 네가지 단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성적인 사랑인 에로스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 사랑은 육적인 충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에로스는 기본적으로 자기 만족, 자신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랑입니다. 두번째로는 스테르고로 부모와 자녀사이, 가족 구성원간의 사랑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친구와의 사랑을 의미하는 필레오가 있습니다. 우정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동성친구가의 우정을 의미했지만 렌트에서는 이 사랑이 에로스와 혼합되어 동성간의 에로스, 우정처럼 혼재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카페가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장 높고 훌륭한 사랑을 의미합니다. 

 

렌트에서는 자신들을 쫓아내는 성직자에게 교회가 사랑이 없냐고 반문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 하나님이 이처럼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누구든지 그를 믿으면 멸망하지 않는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가페를 제외한 다른 세가지의 사랑은 모두 조건이 있습니다. 성적인 사랑, 부모와 자녀라는 조건이 있는 사랑, 서로 좋아하는 친구와의 우정 모두 조건없는 사랑이 아닙니다. 그 사랑들 모두 조건이 없는 것을 추구하지만 조건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가페 사랑은 보답과 상관이 없습니다. 상호관계가 아니라 일방적인 하나님의 조건없는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사랑받은 좋은 느낌이나 정서적인 만족이 아니라 운명과 저주를 깨뜨리고 죽음과 저주에서 우리를 건지는 최고의 사랑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와 몸을 찢고 모든 죄를 해결하신 진짜 사랑입니다. 그 사랑이 필요합니다. 렌트에서 그들이 그렇게 찾던 자유는 자유분방함이나 인생을 마음대로 살아가는 방종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운명과 사주팔자로 옭아맨 사탄의 손아귀에서 건져내야만 비로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 사랑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런 참 자유와 사랑을 회복하는 작품이 나오길 기도합니다. 렌트가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극의 마지막 커튼콜이 끝나고 나서도 행복해야 합니다. 인생은 계속됩니다. 그러니 진짜 영원한 사랑을 찾아야 합니다. 영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은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사랑뿐입니다. 

 

[출처] 2024년 2월 22일 오늘의 뮤지컬 : [렌트] 조나단 라슨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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