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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 O난감] 이창희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4/02/13 [09:14]

https://www.netflix.com/kr/title/81607354?s=a&trkid=13747225&trg=cp&vlang=ko&clip=81742659

 

최근에 개봉한 넷플릭스 화제의 드라마입니다. 살인자 이응난감, 살인자 오난감, 살인자 장난감 등 다양하게 제목조차 다양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관점은 매우 다양합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인데 넷플릭스에 공개된 한국 드라마의 수준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범하지만 목표가 없이 현실 도피성 워킹 홀리데이를 가고 싶어하던 이탕이라는 청년이 우연히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평범하던 삶이 완전히 바뀌어버린다는 내용입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영적 문제를 매우 현실감있는 한국적 정서로 표현했는데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이탕의 첫번째 살인은 우발적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정당방위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심하게 얻어맞다가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살인자들이 흔히 하는 뒤처리도 하지 않은채 정신없이 도망쳐 나옵니다. 인간적인 갈등, 양심의 가책, 삶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상하게 이렇게 허술한 살인을 했음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그 후로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 그의 살인은 치밀하지 않고 미숙하기 짝이 없지만 모든 범죄의 정황은 하늘이 도왔는지 아무런 증거도 남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가 죽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죽어마땅한 사람들로 밝혀지고 그를 대신할 용의자까지 등장합니다. 

 

주인공은 자수를 하려 하기도 했고 죄책감과 인생이 끝났다는 사실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이것 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어느새 연쇄 살인범이 되어가면서 죄책감을 느끼지만 어느새 자신의 살인에 정당성을 부여하기에 이릅니다. 뛰어난 직감을 가진 형사가 이런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그를 뒤쫓지만 때마침 살인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진짜 연쇄 살인범이자 자경단이 되어버린 인물까지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엉망이 되어버린 이탕의 인생에 어느날 그의 살인을 재능이라고 여기는 인물이 접근합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그는 그의 지난 살인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을 넘어 살인자를 보면 기시감을 느끼는 이탕의 재능을 이용해 배트맨같은 히어로가 되기를 요구합니다.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화려한 CG와 코스튬으로 얼굴을 가린 마블과 DC의 히어로 들이 생각납니다. 배트맨을 보더라도 그는 악당들을 처지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합니다. 그는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고 악당들을 처지한다는 면에서 분명히 히어로로 알고 있지만 법의 영역에서 보면 엄연한 불법 자경단에 불과합니다. 이 드라마는 이탕의 살인을 총천연색 칼라로 아주 정교하고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그의 살인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만약 그가 죽인 사람이 죽어 마땅한 악당이었다면 그의 살인은 이로운 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어느새 살인자였던 그의 정체성을 히어로로 연결시킵니다. 다시 말해 이탕과 같은 살인자와 히어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게 됩니다. 

 

세상의 법으로 따지면 법의 테두리를 지키려는 형사와 결국 여러번의 살인을 저질렀지만 결국 악당이지만 증거가 없어 무죄가 되어버린 이탕은 공조를 하는 꼴이 됩니다. 이 드라마에는 이탕의 살인을 돕는 조력자들이 등장하는데 마치 배트맨의 알프레도 같은 인물과 정의감 넘치는 형사가 등장합니다. 배트맨과 이탕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캐릭터이지만 결국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은 여러 명을 죽인 이탕을 응원하게 됩니다. 그가 명백한 살인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그는 자신이 죽인 자들의 환영에 시달립니다. 놀라운 것은 처음에는 그 환영들에 시달리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반박하기도하고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그가 자신의 살인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오히려 사명감까지 갖게 되자 환영들은 오히려 그의 앞에서 힘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극이 진행될수록 마치 주인공 이탕의 살인을 초월적인 힘이 돕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적으로 보면 실제 살인자들의 이야기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살인을 하라는 소리가 계속 귀에 들려 살인을 저지른 살인범은 체포되어 감옥에 들어가자 계속해서 자살을 하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이탕은 자수와 자살을 시도했지만 하지 못한채 어느새 생겨버린 자신만의 범죄자 감별 능력때문에라도 살인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빠져버렸습니다. 마치 사탄의 올무에 매인 것처럼 그는 살인을 지속해야 하는 살인자의 길에 들어선 것이지요. 극은 끝났지만 그의 운명은 앞으로도 이 어두운 삶을 지속할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인간의 운명과 사탄이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영적 사실을 극으로 만든 것입니다. 주인공이 체포되지 않은 것은 행운이 아니라 저주입니다. 그는 우발적인 범죄로 끝날 수 있었지만 연이은 천운으로 살인을 계속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빠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악당을 법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죽인다면 세상에는 법도 없어지고 오직 주먹과 힘이 지배하는 야만의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극에서 범죄자를 죽이는 과정은 매우 영리하고 정교합니다. 이탕 역시 이런 이상한 행운으로 범죄를 멈출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사람을 죽인 죄값을 받을 기회조차 놓치고 맙니다. 그러나 관객들조차 이탕의 범죄를 응원하게 되는 유혹에 빠집니다. 오히려 용서는 커녕 잘못된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운명에 빠지고 맙니다. 영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만들 수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잘 만든 드라마지만 재미로만 보지 말고 영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처] 2024년 2월 13일 오늘의 드라마 : [살인자 O난감] 이창희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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