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울산광역매일

프랑스가 적극적 안락사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24,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 연설에서 '삶을 끝내는 방식에 관한 프랑스 모델'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프랑스 시민 184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지난 2일 적극적 안락사 합법화를 요구하는 안을 정부에 권고했다. 다만 이 위원회의 권고는 구속력이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위원회의 의견이 올 여름 내로 마련되는 법안 초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일 위원회를 만난 마크롱 대통령은 이들에게 "위원회의 의견이 (적극적 안락사 법안 도입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위원회의 제안을 반드시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자유 의지로 안락사를 희망하는 경우에만 안락사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적극적 안락사를 원하던 불치병 환자들은 벨기에 등으로 떠나는 '원정 안락사'에 나서기도 했다.

프랑스는 2005년 생명 유지 장치를 보류하는 등의 소극적 안락사를 '죽을 권리'로 합법화 했지만, 의사가 난치병 환자에게 치사량의 약물을 투여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여전히 불법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조력 자살도 함께 금지되고 있다.

다만 2016년엔 고통 받는 말기 환자에게 의사가 강력하고 지속적인 진정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법률이 제정됐다.

2일 프랑스 주간지 '저널 뒤 디망슈'(Journal du Dimanche)가 프랑스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0%가 적극적인 안락사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인이 불치병 환자라면 안락사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엔 단 3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02년 네덜란드는 적극적 안락사와 조력 자살을 모두 합법화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스페인이 그 뒤를 따랐다.

제한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들도 있다. 스위스의 경우 안락사는 금지했으나 수십년 간 조력자살은 허용해왔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부모 동의를 전제로 아동에 대한 안락사도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