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반군이 예멘 앞바다에 방치된 노후 부유식 원유 저장설비(FSO) `세이퍼(Safely)`호에 유엔 조사단이 접근하는 것을 동의했다고 AFP통신, 아랍뉴스, 알자지라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복수의 유엔 소식통은 12일 "예멘 후티반군이 유엔 조사 및 수리팀의 세이퍼호 접근에 공식 동의했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지난 10일 유엔 조사단이 세이퍼호에 간단한 수리를 한 뒤 다음 단계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세이퍼호는 선령이 45년이나 된 노후 설비다. 예멘 국영석유회사가 지난 1988년 도입해 핵심 물류 거점이자 항구도시인 호데이라 라스이사항 앞 7㎞ 해안에 계류해 두고 원유 창고로 활용해왔지만 2015년 3월 후티반군의 손에 넘어갔다.
후티반군은 세이퍼호에 남아있는 114만배럴 규모 원유(약 4000만달러ㆍ480억원)를 자금화하려고 시도해왔지만 유엔이 인정한 예멘 합법정부와 국제사회의 제지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후티반군은 원유 대금을 조직원의 급여에 쓰려고 하는 반면 예멘 정부는 보건과 인도주의 사업에 쓰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후티반군은 지난 5년간 예멘 정부 등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세이퍼호에 필수적인 유지보수 작업을 하지 않고 이를 위해 국제 전문가들이 세이퍼호에 탑승하는 것도 막아왔다. 저장탱크 부식 방지와 탱크내 인화성 가스 제거 등 유지작업이 5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이퍼호를 추적하는 해상 컨설팅업체 IR컨실리움에 따르면 지난 5월에는 냉각관이 파열돼 기관실에 누수가 생기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후티반군은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자 지난 주 잠수부를 투입해 선박 침몰을 가까스로 막았다. 하지만 예멘 정부와 후원자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봉쇄 조치로 필요한 장비를 반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환경 재난을 협상 카드로 이용하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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