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위자 부경대 겸임교수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기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필자도 그 과정에 시민의 한사람으로 활동했다. 2018년 2월 정년퇴직 후 필자는 본격적으로 숲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졌다. 교장의 `때`를 아직 벗지 못한 그 해 4월, 울산대공원 현수막에 붙은 `생태해설 프로그램지도자 양성`과정에 뛰어 들었다.

그 해 지방선거 때문에 연수기간이 대폭 늘어나 4월에 시작한 연수가 7월에서야 끝났다. 교육기간 중 열린 태화강대공원 정원박람회는 국가정원 신청을 위한 초석이었다. 필자는 교육생으로서 `가족화분 만들기` 봉사활동과 부스운영에 참여했다. 당시 특별한 체험은 십리대밭의 죽은 대나무 가지를 활용한 방아깨비 만들기였다. 2018 태화강대공원 정원박람회 누적방문객은 55만 3천명이었다.

국가정원1호인 순천만의 누적방문객이 130만이었으니 `국가정원`이란 명칭이 주는 무게감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있다. 4월, 태화강변 봄꽃에 매료돼 망성교에서 태화교까지 10km, 25리 벚꽃 길을 거의 매일 걸었다. 태화강대공원을 국가정원으로 만들기 위해 울산시청이 설비한 벚꽃길 데크와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푹신푹신한 길은 환상 그 자체였다. 경험 공유차원에서 지인들에게 침 튀기면서 태화강대공원 25리 벚꽃길 걷기체험을 자랑했다. 덕분에 많은 사람이 그 아름다운 길을 함께 했다.

그해 10월, 초강력 가을태풍 콩레이가 쓸고 간 태화강변은 쓰레기 산을 이뤘다. 거대한 스치로폼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울산 숲사랑운동을 포함한 수많은 시민 단체들과 울산시가 힘을 합쳐 말끔히 처리했다. 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시민과 함께하는 태화강 달빛기행`에 참여, 플로깅활동으로 태화강대공원 사랑을 실천했다.

플로깅이란 `조깅하러 나갈 때 작은 가방을 들고 나가, 페트병이나 쓰레기를 주워 담아 집으로 돌아가는 방식`의 환경운동을 말한다. 울산 숲사랑운동과 여러 환경단체들이 이 운동을 통해 울산자연생태계 파괴 주범인 플라스틱을 태화강대공원에서 몰아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숲사랑운동 회원들은 연중 크고 작은 시민들의 행사만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플로깅 활동을 왕성하게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일 태화강 지방공원을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도록 하기 위한 울산시민 기원예술제가 열렸다. 태화강지방공원 느티 마당에서 열린 이날 예술제 행사 슬로건은 `염원 태화강국가정원 지정, 생태적 삶 플라스틱제로`였다. 울산을 사랑하는 순수민간단체들이 대거 참여해 이날 예술제의 의의가 더 컸다.

울산 태화강은 시가지 정 중앙부를 지나 동해로 흘러든다. 길이는 47.54km, 유역면적은 643.96㎢이다. 태화강은 2013년 12월, 환경부로부터?`전국 12대 생태관광지역`으로?지정됐다. 지난 3월 1일 삼일절운동 100주년 기념 울산마라톤이 처음으로 이 강을 따라 실시됐다. 전체 마라톤 코스가 고저가 거의 없이 평탄하다.

특히 이 때문에 전국 마라토너들에겐 대 인기다. 필자도 풀코스에 도전해 태화강을 따라 42.195㎞를 달리면서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을 기원했다.  지난 7월 22일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위해 힘써온 120만 울산시민을 대신해?`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범시민추진위원회`?소속 시민단체?64곳에 지정서 등본이 헌정됐다.

어느 한 단체나 개인이 아니라 120만 울산시민들의 염원으로 국가정원으로 지정됐음을 내외에 알린 것이다. 국가정원 지정에 그치지 않고 `시민 헌정`이란 과정을 거친 것은 태화강 국가정원의 진정한 주인은 120만 울산시민임을 고포한 것이다. 그 속에 필자도 끼어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시민 자부심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