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주원 법무법인 더정성 변호사

울산시는 지난 15일 울산시청 본관에서 `울산광역시 원외재판부 유치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부산고등법원 울산원외재판부 유치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유치위원회는 울산지방변호사회 신면주 회장 등 지역 변호사, 교수, 정치인, 언론인, 경제인 등 19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10만 명 목표의 시민 서명운동,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 대한 유치 건의서 및 청원서 제출, 공청회 개최 등의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란, 지리적으로 떨어진 지역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고등법원 관할 핵심 도시에 별도로 설치되는 항소심 전담 재판부를 말합니다. 울산시는 2012년에도 `가정법원 및 고법 원외재판부 유치위원회`를 발족하여 범시민 운동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울산시는 가정법원을 유치하여 2018.3.1.부로 울산가정법원을 출범시킬 수 있었습니다. 울산시민 등은 이제 가사사건 재판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문조사관 등에 의한 상담ㆍ조언 역할 등 `돌보는 사법`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등법원 원외재판부의 경우, 법원행정처가 당시 울산의 사건 수 등 설치요건 미흡 등의 이유로 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설치에 필요한 대법원 규칙 개정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한 관계로 유치하지 못하였습니다. 고등법원 원외재판부의 설치는 대법원 규칙인 「고등법원 부의 지방법원 소재지에서의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어 법률 개정이 필요하지 아니한 관계로 그 절차가 비교적 간이합니다.

현재는 위 규칙 제2조에서 `제주지방법원 소재지와 전주지방법원 소재지에 각 광주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청주지방법원 소재지에 대전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춘천지방법원 소재지에 서울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창원지방법원 소재지에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각각 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최근 규정 개정에 따라 2019.3.1.부터는 서울고등법원 원외재판부로 춘천지방법원 소재지 외에 인천지방법원 소재지를 추가로 두게 되고, 인천의 원외재판부는 2015년부터 계속된 인천시의 유치활동이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울산시민들은 그동안 고등법원 재판을 받기 위하여 부산까지 왕래하여야 했던 관계로, 막대한 시간 및 금전상의 불이익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사건 현장과 증인이 울산에 위치한 사건의 경우 증거 수집에도 불편을 겪었으며, 대리인 선임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위와 같은 울산시민의 불편에 더하여, 전국 특별ㆍ광역시 중 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없는 곳은 울산시가 유일합니댜.

또 울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울산지방법원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 수는 연 평균 1,016건으로, 춘천지방법원 1,114건과 비슷하고 청주지방법원 973건, 제주지방법원 465건 등 보다 많습니다. 게다가 항소심 형사본안사건 수는 연 평균 2,016건으로, 춘천지방법원 2,270건, 전주지방법원 2,057건과 비슷하며 청주지방법원 1,754건, 제주지방법원 895건보다 수치가 높습니다. 울산지방법원은 울산시민 120만 명과 양산시민 40만 명 등 160만 명의 인구를 그 관할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부산고등법원에서 처리하고 있는 울산지방법원의 항소심 사건의 수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유치가 필요한 상황은 2012년도에 비해 더욱 성숙했습니다. 울산시민들의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위해, 울산이 이번에 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유치에 성공하기를 염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