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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이성웅 시인   기사입력  2017/11/29 [14:21]

너무 이른 바닥을 터득한 걸까
냉담한 시선을 따라 
다른 별로 이동하고 있는 여인,
1호선 전철 안은 칸칸이 
닫힌 문처럼 무표정이다


명륜동쯤 지났을까 
그 여인이 내 손 위에 건넨 페파민트 껌    
모두 외계인인 듯 애써 외면하고 있다  
껌을 회수해 가려는 여인의 등엔
딱정벌레 같은 아이가 잠들고 있다


은하철도를 꿈꾸고 있을까
건너도 건너도 끝나지 않는 낮선 별
비집고 선 구역도 싸늘한 눈초리도
어머니 등짝에 구겨 넣고 달리는 동안
한 마디 말 없는 거래를 하고 있다  


은박지를 벗겨 껌을 씹어 본다
상큼한 속내, 말 없는 그녀의 것인가
저 아이의 별은 어디쯤일까
주고받은 흔적만 남긴 끝자락
내가 서면역 일 때 그녀는 아마
은하철도 2호선으로 갈아탈지 모른다

 


 

 

▲ 이성웅 시인    

울산서 부산으로 볼일로 자주 가는 편이라 노포동에서 편리한 전철을 이용한다. 지금은 잘 보이지 않지만 한 때는 전철 안에서 자주 만나는 여인이 있었다.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힘들게 살고 있는 껌팔이 여인 이었다. 아무 말 없이 좌석에 앉은 순서대로 무릎위에 껌을 올려두고 한참 후에 회수하러 온다. 어린 아이는 늘 어머니 등 뒤에 냉담한 눈초리를 피해 고개를 파묻고 잠들어있다. 전철안의 저 아이, 저 여인 가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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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29 [14:21]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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