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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역설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17/11/27 [16:52]
▲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어느 교회가 담임목사로 한 목회자를 청빙(請聘)하기로 했다. 그래서 수도권에 있는 대형교회 부목사 출신인 한 목회자를 10번이나 봤다고 한다. 함께 나온 목회자 부인도 그만큼 봤다고 한다. 이후 중형교회로 성장한 그 교회는 당연히 안정적인 후계구도가 정착돼 부흥하며 성장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신망이 더 두터워지리라고 많은 사람들은 믿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채 몇 년도 안돼 담임목사가 교체됐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아보니 몇 가지 원인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결격사유가 목회자의 `설교 표절`이었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우리사회는 문화와 교육, 종교분야에서 특히 거덜나버렸다. 신학교도 제대로 된 목회자를 배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역 부족이었다. 그 당시 목회자는 배움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으나 공부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일제식민 지배를 마치고 광복을 맞았지만 곧바로 들이닥친 한국전쟁은 신의 존재에 의문을 가질 만큼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의 모든 것들을 파괴해버렸다. 사회의 모든 시설과 기반이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에 모든 것을 걸었던 한국교회는 일취월장(日就月將)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다. 목회자의 숫자가 부족할 만큼 하루가 다르게 교회는 부흥됐다. 그리고 어려웠던 시절 목회자의 설교는 힘이 있었고, 신자들의 심금을 파고들었다. 서울의 유명 목회자의 설교가 공영방송에 중계될 정도로 한국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쳐왔다. 이처럼 목회자에게 있어서 설교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신학생들이 신학교에서 배우는 수많은 교육과정과 교회사역에 시간을 쏟다보면 설교를 차분하게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원고 설교를 준비한다는 것은 목회자에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예전에 목회자들은 설교를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거기서 인용도 많이 했다. 하지만 그것을 파악하는 성도들이 많지 않았고, 성도들의 수준도 그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는 목회자의 설교를 판단할 만큼 성도들의 지식이 증가했다. 설교를 들으면서 목회자가 그 내용을 직접 작성한 것인지, 표절인지 알아챌 만큼 신자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졌다. 앞서 말했던 그 교회에서 그렇게 선을 많이 보고 청빙했던 담임목사가 바로 이런 `표절 문제`에 휩쓸린 것이다. 그 담임 목사의 `표절 설교`가 결국 그를 최고의 순간에 전락시키고 말았다. 차라리 그가 표절 설교 대신 `기도원의 하루`를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교외의 한적한 기도원에서 바쁜 목회일정을 조정해 하루를 쉬면서 자연과 벗한다면 복잡한 관계의 끈을 풀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심신의 휴식과 안정으로 재충전돼 목회의 활력을 얻었을 것이다.

 

자신을 조용히 돌아볼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누구를 막론하고 현대인들에 꼭 필요한 과정이지 않은가. 유명하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닌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어느 교회의 목회자가 작은 교회를 부흥시키며 큰 성장을 일구어냈다. 책도 여러 권 출간했고, 기독교 채널의 라디오와 TV에도 꾸준히 나갔다. 곧 있으면 교단의 최고 직책까지 오를 수 있었지만 그는 수십 년 활동했던 목회현장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고 말았다. 삼손 같은 큰 능력을 받았지만 델릴라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승자의 저주에 도취되면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서로 좋은 관계로 발전하려면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배려해야 한다. 지금 좋은 관계라도 나중에 원수지간이 되고, 원수였던 사람이 친구가 되기도 한다. 관계의 역설이라는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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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27 [16:5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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