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몸을 감싸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 일찍 노인대학을 향해 가는 나의 발걸음은 귀찮아서 힘겨웠다. 운전을 하는 내내 불만, 차는 왜 이리 밀리는지……. 그러기를 30분이나 걸려서 도착했다. 그런데 그곳에는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선생님, 어서 오이소.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하면서 내게 안기시는 어르신들이 계셨다. 마치 아기처럼 내 품에 안겨서 웃으시던 예쁜 학생들의 머리는 비록 하얀 파 뿌리 같지만, 얼굴의 미소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와도 같았다. 괜히 미안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뻔했다. 나를 기다려주는 그들이 감사했다. 잠시 동안이라도 불평을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의 달란트를 불평하면서 쓰지 않게 하소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감사하면서 쓰게 하소서!나에게 맡겨준 노인대학 학생들, 감사하면서 감당하게 하소서!하나님, 하나님 도와주세요.
1년에 200회 이상 행사를 하고 200회 정도의 강의를 합니다. 늘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나만의 파라다이스, 보물섬 같은 실버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만날 때마다 주름진 얼굴에는 미소의 분칠을 해주고, 입술에는 호탕한 웃음의 루즈를 발라주고, 마지막 남은 열정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손잡을 수 있도록 그 거친 손바닥에 꿈을 쥐여주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늘 한결같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찌 이리 이쁘노. 우리 예쁜 레쿠리 선생." 실버 친구들이 저를 `레쿠리 선생`이라 부르는 것은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이 잘 되지 않아서입니다. "선생님, 말이 너무 길어요. 그냥 레쿠리 선생이 좋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10년 동안 예쁜 레쿠리 선생이라 불리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꿈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등지는 날까지 즐거워하며 좋은 세상 나들이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그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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