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올해 `울산을 찾는 관광객 4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방송과 신문, 인터넷. 블로그탐방단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홍보했다. 그 결과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고, 목표치를 넘어 600만 명으로 상향조정했다고 한다. 산업도시로 알려진 울산이 관광산업의 기치를 들고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 시의 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안을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 조건과 산, 강이 어우러져 있는 도시의 이점을 되살리기 위해 생태환경에 힘을 쏟은 것이 이제 현저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그런 기류는 각 기초지자체에서부터 감지된다. 우선 중구는 구도심의 종갓집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문화의 거리를 집중 홍보했다. 이에다 시너지 효과를 가미하기 위해 전통성을 복원한 것이 `울산 큰 애기 야시장`이다. 이 기획은 중구 원도심의 옛 가치와 현대적 의미를 결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화의 거리 일원에 시립미술관이 건립되면 문화도시의 면모를 제대로 확립할 것으로 보인다.
남구는 장생포가 고래도시의 면모를 갖추도록 나날이 시설을 확충해나가고 있다. 또 울산대교의 건설로 남구 고래문화특구에서 동구 대왕암공원이 서로 연결됐고, 울산대교전망대는 남ㆍ동구의 절대 명물로 부상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가을에 어린 자녀들을 동반하고 찾을 곳이 한 군데 있다. 경치도 경치려니와 학습효과가 뛰어난 한 곳이다. 중구 다운동 구 도로를 따라 입화산 건너편 길을 가면 만나게 되는 범서읍 울산들꽃학습원이다. 이곳은 초중고 교과서에 나오는 꽃과 나무와 식물 등 우리 주변의 자생하는 식물생태에 대한 보고서 역할을 하고 있다. 면적 25,744㎡에 초화류, 수목류, 작물류 총 800여종의 식물과 연못에는 수서곤충, 수생식물을 만날 수 있다. 야생화원, 양지식물원, 잔디광장, 수생식물원, 덩굴식물원, 약용식물원, 향기식물원, 농작물원, 수목원, 상록수원 장미원, 무궁화원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꼬리명주나비생태학습장과 곤충생태체험관 시설들이 연못 위 언덕에 펼쳐져 있으며, 건물 안에는 태화강 민물고기전시장, 식물탐구학습실 등 마련돼 있다. 생태교육은 영상학습, 관찰학습, 들꽃체험교실로 진행되며. 초등학생대상으로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4~11월)에 진행된다. 운영기간은 4월~10월동안 오전 10:00에서 오후 3시까지 이루어진다. 토ㆍ일요일의 주말에 방문을 원할 때는 홈페이지 사전 예약을 하거나 전화로 상담하면 친절히 안내한다. 이 학습원은 추석 연휴 우리 일행이 방문했을 때 주차장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열린 채 방문객을 맞아주었다. 계단을 딛고 올라서자 자연 속의 맑은 공기가 머리를 시원하게 식혀주며 계절을 담은 학습원의 넓은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마다 식물마다 이름표가 붙여져 그들의 삶의 표정과 유래를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계절에 따라 개화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이번 방문길에서 초가을의 화려한 꽃은 별로 찾아 볼 수 없었다. 세월지난 수세미도 나이 들어 많이 시들어 있었다. 배추밭의 배추가 얼마나 무성한지 독수리날개만큼 큰 잎을 벌리며 언제 뽑아가려나 대기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의 식물은 방문자들이 손댈 수 없으며 눈으로만 구경할 수 있고, 나중에 수확하게 되면 어려운 복지단체에 기증한다고 적혀 있었다. 들꽃학습원에는 축제 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나 잔치 같은 떠들썩함은 없지만 철따라 꽃피고 과실들이 영글어가는 현장에서 자연 속에 숨겨진 신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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