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함께 근무하였던 선생님이 출산으로 인해 2학기부터 휴직을 하게 되었다. 방학식날 인사하면서도 첫 아이를 출산하게 되는 선생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였다. 한동안 입덧이 심하여 점심시간이면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도 2학년 꼬맹이들의 급식지도하시는 모습이 무척이나 안쓰럽게 보이기도 하였다. 때로는 아이들이 급식 확인을 받으러 들고 온 식판 위의 잔반 냄새에 헛구역질도 하면서도 끝까지 아이들 점심급식이 끝날 때까지 보살펴주는 모습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그런 선생님이 휴직을 하면서 남은 2학기에는 새로이 기간제 선생님이 오시게 되었다. 기간제 선생님 또한 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합격하여 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분이라 신규교사처럼 열정 가득할 뿐만 아니라, 1학기에도 한 차례 만났던 분이라고 하니 2학기에 함께 근무할 시간들이 살짝 설레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이처럼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의 휴직이나 기타 사정으로 인해 일정 기간 근무가 어렵게 되었을 때,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여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 겪어 본 많은 기간제 선생님들이 이번에 새로 만나게 되는 분처럼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교육열정으로 가득한 분들이었다. 가끔씩 다른 학교에 근무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지금까지 접했던 기간제 선생님들과는 차원이 다른 그런 분들도 있다는 소문을 접하여 본 적도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 학교 내의 비정규직 강사들에 대한 정규직화에 대한 문제가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 교육부의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가 교육부와 교육부 소속 기관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범위와 방식 등에 대한 심의 결과를 다음 달 초까지 내놓기로 발표하면서 더더욱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나 이해관계가 얽힌 단체들 상호간의 갈등과 설전 또한 갈수록 그 정도가 더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규직 심의위원회"에서 정규직 전환을 심의하게 되는 대상은 교육부와 교육부 소속기관인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국립국제교육원, 국립특수교육원, 국사편찬위원회, 대한민국학술원, 중앙교육연수원의 비정규직 근로자로, 기간제 교사, 영어 회화 전문 강사, 초등 스포츠 전문 강사, 교과별 교실에서 강의하는 강사, 다문화 언어 강사,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 등 약 5만 명이라고 한다. 논쟁의 핵심은 이들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 전문강사, 초등 스포츠 전문강사 등에 대한 정규직 여부이다.
이들과 얽혀 있는 전국의 교육대학생들과 사범대학교 등에서 임용고시를 통해 학교 현장의 교사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과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간제 교사 모임에서는 단위 학교와 계약 등의 불안정 및 불공평한 처우와 관련하여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은 "기간제 교사들 도 똑같이 임용고시를 치러야 한다"며 일방적인 정규직화를 반대하고 있다. 양측의 의견들 모두 나름의 일리는 있다. 교원 임용은 학급당 학생 수 등의 문제와 연계하여 장기간에 수립되고 추진되어야 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임용정책은 `급한 불만 끄자`는 일회성 정책들의 연속이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급작스레 도입된 영어회화 전문강사와 초등 스포츠 전문강사 제도, 교원의 명퇴 급증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제부터라도 긴 호흡으로 내다보고 추진하지 않게 되면 이번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의 결정은 두고두고 큰 우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 내 비정규직 강사들의 일회성 정규직 전환 정책보다는 학교 현장에 충분한 교사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신규 임용을 확대하여 교육을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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