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울산보훈지청에 육아휴직 대체 보훈복지사로 채용되면서 보비스(BOVIS)란 단어를 처음 보았다. 생소한 단어이어서 선배 복지사께 물었더니 Bohun Visiting Service의 약자로 ‘이동보훈’과 ‘노후복지’를 통합한 말로 국가 보훈처의 브랜드라고 했다. 고령에 접어든 보훈가족들이 몸이 불편해 보훈청에 자주 오지 못하는 것에 착안, 대상자 자택으로 찾아가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과연 보훈청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모든 곳을 찾아가며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보훈복지사의 업무를 시작하였다.
울산보훈지청은 복지팀과 보훈 섬김이가 합동으로 거동이 불편한 재가복지 대상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병원에 갈 때 모시고 가는 보호자가 되기도 하고 심부름, 말벗, 집안 청소 등 웬만한 가족도 귀찮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아들딸보다 낫다, 자식보다 낫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보훈지청이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 프로그램 몇 가지를 소개하자 한다.
첫 번 째 이·미용 서비스인 ‘행복 쁘띠숍’이다. 울산시 미용협회가 후원해 보훈 대상자들이 자택 인근 미용실로 찾아가 머리를 자르고 두피 마사지까지 받는 서비스이다. 미용사는 좋은 일에 동참하게 되어 행복하고 보훈 어르신은 예뻐져서 행복하다는 의미에서 ‘행복 쁘띠숍’이 되었다.
두 번 째 프로그램은 ‘아싸! 쓰리GO생크림 케이크 만들기 나들이 체험 행사’이다. 쓰리GO는 '배우GO, 나누GO, 즐기GO'의 의미를 담고 있다.
보훈대상자 어르신들이 제빵사로 변신하여 달콤한 생크림케이크를 만드는 이 활동은 작년부터 카카오봉봉 베이커리가 후원하여 매월 2회씩 베이커리 실습실에서 진행 되고 있다. 앞치마를 두르고 케이크를 만들 때 어르신들의 표정은 해맑은 아이와 같다. 평생 “살다 살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하시며 즐거워하신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가장 보람 있고 어르신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 ‘사랑의 생신상 차려 드리기’이다. 정성으로 만들어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맛자랑’ 사장님의 참여로 미역국, 조기, 삼색나물, 잡채로 한상 차리고 카카오봉봉 후원 케이크가 상에 올려 진다.
생신잔치를 할 때 모두가 한 가족이 되어 축하 노래를 부른 후 크림을 생신을 맞으신 어르신 코에 살짝 발라 드리면 크게 웃으시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좋아 하신다. 또 “고맙다, 고맙다 이런 생일상은 처음 받아본다.”고 하시며 눈물로 감사의 표시를 하실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울산보훈청 직원과 보훈복지인력들은 하나의 후원이라도 더 받기 위해 업체와 협의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리고 보훈섬김이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2013년에는 울산보훈지청이 재가복지 만족도 1위를 달성했다.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숭고하게 희생하신 보훈대상자와 그 유가족을 내 가족, 내 부모를 섬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울산보훈지청의 보비스가 앞장서서 역할을 다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휴직자 대체인력인 탓에 이 뿌듯한 일에 오래 함께 할 수 없음이 아쉽지만 밖에서도 항상 따뜻한 눈으로 응원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