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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신의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17/07/31 [15:44]
▲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공론화위원회가 “우리가 원전건설 중단 결정을 내리지는 않겠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시민배심원단이 내린 결정을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말을 바꿔 정치권과 원전지역 주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잖아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공론화위를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는데 ‘의외의 발표’를 해 공론화위에 대한 의구심이 잔뜩 증폭되는 추세다. 하지만 이 문제 밑바닥에는 찬반 양측의 신뢰성이 깔려 있다. 한 쪽은 ‘한번 믿어 보라’는 것이고 다른 한 쪽은 ‘어떻게 믿느냐’는 것이다. 믿음이 손상됐을 때 찾아올 害를 양 측이 두려워하기 때문에 서로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는 것이다.


신의라면 구양성서에 등자하는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을 빼 놓을 수 없다. 이스라엘이 왕정시대로 접어들 무렵 한 여인이 나타난다. 초라한 여인 한나가 사무엘을 낳는다. 그리고 그 사무엘의 시대에 나라의 기반은 약하지만 이스라엘은 영적인 전성기를 이뤘고 민족중흥을 일궜다. 그러자 인접국가 백성들이 이스라엘의 부흥성장과 비약적인 경제발전은 왕정 정치에 있다고 믿고 사무엘에게 “우리의 왕이 돼 달라”고 간청했다.


어느 날  야베스 사람들 앞에 암몬 왕 나하스가 나와 진을 쳤다. 야베스 사람들은 “약조를 맺으면 그대로 지키고 조공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하스는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전갈을 보내온다. “내가 너희 오른 눈을 다 빼야 너희와 약조하리라. 내가 이스라엘을 이렇게 모욕할 것이다”라고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야베스 지도자들은 “일주일만 말미를 달라. 이스라엘에 구원요청을 보내보고 답이 없으면 왕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밭에서 소를 몰고 오던 사울은 이 소식을 듣고 크게 분노했고, 이스라엘 전 지역에 전령을 보냈다.


전령들은 소를 잡아 각을 뜬 고깃덩어리를 보이며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자는 이 모양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 그러자 이스라엘 인 30만 명, 유다 사람 3만 명이 소집됐다. 이튿날 사울은 군사를 3대로 나누어 새벽에 적진 한가운데로 쳐들어가며 기습공격을 펼쳤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암몬사람들은 혼비백산 꽁무니를 내빼기에 바빴다. 사울 왕이 첫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고 승전보를 전하며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을 구원한 것이 왕으로서의 첫출발이었다. 이 전투로 목숨을 건진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은 사울 왕을 ‘은인 중의 은인’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전투의 대승으로 사울 왕은 멋진 대관식을 치르고, 백성들 가운데 명성이 자자하게 됐다. 이렇게 사울 왕의 첫출발은 순탄했으나 갈수록 그의 왕권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이 인기가 올라가자 사위를 삼는다는 명분으로 그를 죽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또 정예부대 3천 명의 특수부대를 거느리고 다윗의 은신처를 추격하면서 시간을 낭비했다. 안으로는 백성에게 명망 있는 다윗을 죽이려 하고, 밖으로는 적국들과 전투를 벌여야하니 그야 말로 내우외환이었다. 내우외환의 ‘의복’을 입고 어찌 잘 될 것인가. 결국 블레셋과 벌어진 길보아 산의 전투에서 사울 왕이 패전했다.


사울 왕과 왕자들은 옷이 벗겨지고 참수됐다. 사울 왕의 머리는 잘린 채 블레셋 전 지역에 돌려져 웃음거리가 됐다. 그리고 그들의 시신은 벧산 성벽에 못 박혔다. 이 소식을 들은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 중 힘센 장정들이 밤새 달려가 이들의 시체를 벧산 성벽에서 내려 메고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화장한 뒤 그 뼈를 야베스 에셀 나무 아래에 장사했다. 이처럼 은혜를 입고 되갚을 줄 알았던 야베스 사람들은 이해타산을 철저히 따지고 계산기를 굴리는 현대인들에겐 말없는 귀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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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31 [15:44]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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