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명경재 IBS유전체항상성연구단장, 교신저자, IBS(기초과학연구원) CGI연구단 단장, UNIST 생명과학부 특훈교수(우)박영운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연구위원, 제3저자, IBS유전체항상성연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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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끊임없는 세포분열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DNA를 복제하게 되는데 간혹 DNA가 손상된다. 보통 세포는 스스로 손상된 DNA를 정상으로 복구할 수 있지만, 복구기능에 결함이 생긴 세포는 DNA 손상을 복구하지 못하고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해 많은 수가 암세포로 변하게 된다.
특히 대장 부위 세포의 경우 DNA 손상 복구과정 중 틀린 짝 복구(Mismatch Repair) 틀린 짝 복구(Mismatch Repair): DNA 복제 중 염기쌍이 잘못 결합되는 경우, 이를 복구하기 위해 MutS단백질이 손상 부위에 작용하여, 잘못된 DNA 가닥을 제거해 염기쌍 오류를 교정한다.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 중 약 10% 는 DNA 틀린 짝 복구과정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더욱이 틀린 짝 복구과정의 결함으로 생긴 암세포는 항암제 저항성이 높아 치료가 어렵다. 때문에 틀린 짝 복구과정 결함으로 생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물질의 개발은 매우 중요한 연구과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명경재 단장 연구팀은 틀린 짝 복구 결함으로 생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물질, 바이칼레인(Baicalein) 바이칼레인(Baicalein): 약용식물인 황금(黃芩, 속썩은풀, 학명; Scutellaria baicalensis)의 뿌리에서 발견되는 물질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DNA 복제 및 손상복구 관련 연구를 위해 미국 보건원이 공개하고 있는 약 30만 종의 화합물을 검사, 약 300개의 유효물질을 찾아내 연구한 결과, 바이칼레인의 이러한 효능을 확인했다.
바이칼레인은 DNA 염기쌍 오류가 있는 부위(틀린 짝 부위)에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연구진은 DNA 틀린 짝 복구 결함으로 인한 암세포와 정상세포에 모두 바이칼레인을 처리해, 세포 내 바이칼레인의 작용 기작을 관찰했다.
암 세포에 바이칼레인을 처리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XPF XPF: DNA의 한 가닥을 자르는 효소. 평상시 DNA가 UV등에 의해 손상되면, 뉴클레오티드 절단 복구 과정을 통해 손상된 부위를 복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손상된 DNA가 있는 쪽의 한 가닥을 자르는 효소 라는 DNA 절단효소가 DNA를 자를 확률이 훨씬 높아지고, 결국 이중 나선이 절단돼 암세포의 사멸로 이어짐을 확인했다. 즉, 바이칼레인으로 틀린 짝 복구 결함을 가진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연구진은 대장에서 DNA 틀린 짝 복구 결함이 생기도록 유전자 변형한 생쥐를 이용해 4주간 실험한 결과, 일반 음식을 먹은 생쥐들이 틀린 짝 복구 결함으로 인한 대장암에 걸린 반면, 바이칼레인을 음식에 섞어 먹인 생쥐들은 대장암이 거의 발병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또한, 정상 세포에 바이칼레인을 처리한 경우, DNA 손상을 회복시키는 MutS단백질(MSH2-MSH6) MutS단백질: DNA 염기쌍 결합 오류가 있는 부위를 가장 먼저 인식하고, 손상 부위에 결합하여 이를 교정하도록 하는 효소 단백질. MutS 유전자군에 의해 발현되며, 이 연구에서는 MSH2와 MSH6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MSH2, MSH6 단백질의 작용기작에 주목한다.
이 DNA 염기쌍 오류 부위에 결합한 바이칼레인을 인식, 세포 주기를 일시 정지 시키는 시스템인 확인점(Checkpoint) 확인점(checkpoint): 일종의 세포 주기 자기검열 시스템으로, DNA 손상 또는 미 복제 등에 의한 DNA 이상을 감지한 경우, 세포주기(cell cycle)의 진행을 정지시킴과 동시에 정상 상태로의 복귀를 촉진한다.
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DNA 손상 부위가 교정될 시간이 확보되기 때문에, 바이칼레인이 있음에도 세포가 사멸하지 않고 살 수 있다. 연구진은 바이칼레인을 통해, 정상세포에서 DNA 염기쌍 결합 오류는 틀린 짝 복구 과정 외에도 확인점의 활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낸 것이다.
바이칼레인은 DNA 틀린 짝 복구 결함으로 생긴 암 세포의 선택적인 사멸을 유도할 뿐 아니라, 정상 세포의 세포 주기를 조절하는 확인점 활성에 기여할 수 있어 생물학적?의학적 가치가 높다. 바이칼레인을 활용하면, 향후 대장암을 비롯해 DNA 틀린 짝 복구 결함으로 발병하는 다양한 암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결과는 암 생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캔서 리서치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암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로, 피인용지수(Impact Factor)는 9.329이다.
(Cancer Research, If 9.329) 온라인 판에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 4일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