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서판길(61) 연구부총장.

 UNIST 서판길(61) 연구부총장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2013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뽑혔다.
 
서 총장의 '세포 간 신호전달에 의한 암 제어 연구'는 각종 암과 간질 등과 같은 치료가 어려운 질병의 원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제어하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운동이 우울증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세포 간 신호전달 과정을 통해 처음으로 규명해 국내외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연구는 지난해 7월 세계적인 학술저널인 PNAS지 등 국내외 언론에도 비중 있게 소개됐다.
 
서 부총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체 신호전달 연구 분야의 석학이다. 25년 동안 생체신호전달 연구에 전념해온 서 부총장은 세계적 권위의 Cell, Science, Nature 등을 포함해 상위 10% 이내 국제 저명 학술지에 총 265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중 18편은 100회 이상 인용되는 등 현재까지 논문 피인용 총 횟수가 총 1만회를 넘는 뛰어난 연구 성과로 주목받아왔다.
 
지난 2007년 국가석학으로 선정된 서 부총장은 현재 UNIST의 ‘세포 간 신호교신에 의한 암 제어 연구센터(C5 : Center For Cell To Cell Communication In Cancers)를 이끌고 있고 매년 1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 부총장은 "사회적 문제인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더욱 안전한 항우울제를 개발하는 길이 열렸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성과이자 의의"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13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수여식은 28일 오후 2시 서울의 더 케이 호텔(구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다음은 서판길 부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세포 간 신호전달, 즉 세포들의 대화는 어떻게 이뤄지나
"인간이 언어로 의사소통하듯, 생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은 신호전달 물질을 통해 의사소통한다. 세포 내외에서 주어지는 신호를 받아 세포는 자신의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데 세포 간 신호전달체계를 밝히는 것은 생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을 이해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연구다."

 
-이번에 선정된 연구 성과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운동이 우울증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은 임상적 데이터를 통해 알려졌지만 실제 어떤 과정을 통해 그 같은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운동에 의한 항 우울 효과와 관련된 신호전달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다."
 
-운동에 의한 항 우울증 효과란.
"우울증이 생기면 뇌 속의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이 감소하지만, 장기간 운동을 통해 뇌 속의 MIF(Microphage migration Inhibitory Factor) 유전자를 활성화하면 MIF 유전자가 세로토닌도 함께 활성화해 우울증 치료효과를 낸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MIF 유전자의 항우울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 성과가 가지는 의의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치료효과는 훨씬 뛰어난, 새로운 항 우울제 개발의 열쇠를 찾았다는 것이다. 현재 대다수 우울증 치료제는 신경에 과도한 자극을 줘 발작과 같은 부작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MIF 유전자는 이미 뇌에 존재하는 물질이어서 기존의 항우울제와는 달리 부작용이 없고 생체 치료효과는 더욱 뛰어나다. 전 세계적으로 약 1억2000만 명의 우울증 환자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관련 분야 후배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즐겁게 연구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자기 분야에서 선도 연구자가 되기 위해선 늘 한발 앞서 가야 한다. 누군가에 이어 '두 번째' 연구자가 되는 것은 선도하는 연구자가 택할 길이 아니다. 그렇기에 선도 연구자는 늘 새로운 땅을 찾아나서는 외롭고 힘겨운 행군을 해야 한다. 연구를 즐기는 마음과 열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