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용 울산연구원 연구위원  © 울산광역매일

 시민운동(市民運動)은 `시민들의 자발적이며, 자율적인 집단 행위로서 공익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믿는 활동 추진 또는 특정사안의 대안 제시, 공익에 해를 끼친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개선해나가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울산은 2000년대 초 굉장히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에 직면하였는데, 이 위기를 시민운동을 통해 극복한 세계적인 사례가 있다. `태화강 살리기 사업`이 바로 그 사례인데, 태화강 마스터 플랜을 토대로 `죽음의 강`을 `생명의 강`으로 바꾸기 위한 시민, 환경단체, 기업체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할 수 있었다.

 이렇듯 시민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추진되는 것으로, 이해관계자들의 논의에서 시작되어 범시민적 운동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울산의 문화 토양을 바꾸기 위한 제2의 `태화강살리기운동`이 왜 필요할까? 최근에 사람들은 울산을 빗대어 재미가 없는 도시라는 의미의 `노잼도시`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어쩌다 울산이 노잼도시가 되었을까?

 시간을 거슬러 가보면, 2000년대 초반 참여정부를 기점으로 문화예술의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에서도 적극적 주체로서 국민의 권리를 강조했던 `문화민주주의`가 정책철학으로 채택되었고, 2014년 문화기본법이 제정되며 국민의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한 정부의 문화 지원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왔다. 그러다보니 예술인과 예술단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문화예술 지원금을 통한 사업추진에 익숙해졌고, 시민들은 무료 공연 및 무료 행사에 너무 익숙해졌다. 콘텐츠는 새로 개발되기보다 지속 반복되고, 콘텐츠에 대한 시민 눈높이는 계속해서 높아지다 보니 `노잼 도시`라는 단어가 시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듯하다.

 노잼도시 이미지를 탈피하고, 문화 토양을 재정비하기 위한 문화시민 운동으로서 `울산 문화예술 살리기 운동` 추진이 필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2024년 4월 현재 예술활동 증명을 완료한 울산시 예술인은 2천360명으로, 미술 645명, 음악 580명, 문학 339명, 무용 151명, 사진 145명, 연극 137명, 국악 112명 등이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하지 않은 예술인까지 포함한다면 울산의 예술인은 5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 

 다양한 분야의 많은 예술인들이 지역에서 직업예술인으로 살아가기에 공공문화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농부들이 곡식을 추수하기 위해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정성을 다해 돌보아야 풍성한 곡식을 추수하는 것처럼 울산의 문화예술인ㆍ단체들도 꿀잼도시를 위해 문화 토양을 일구고,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것들이 지속적으로 반복이 됐을 때 선순환 생태계가 비로소 조성되는 것이다. 

 `태화강 살리기 운동`을 통해 수질을 바꾸고, 많은 생물들이 살기좋은 환경을 찾아 몰려든 것처럼, `울산 문화예술 살리기 운동` 추진을 통해 문화 토양을 바꾼다면 지역의 예술인이 활동하기 좋아지고, 다른 지역의 많은 예술인들도 활동하기 좋은 울산을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시민들의 문화향유 수준 역시 올라가고, 지역의 문화가 살아나게 될 것이다.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