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행복하자 루드베키아
천변을 걷다가 지친 시선에 꽂힌 꽃
다가가 마음 깊은 곳에 담아두는데
단 한 송이 늦게 핀 루드베키아
조금 후 다시 보자 했는데 루드베키아
혼자 보고픈 맘 깊이 숨기고 다시 걸었다
돌아오는 길 루드베키아 있던 곳으로 다가가는데
누군가 혼자만 보겠다고
루드베키아 목을 뎅겅 꺾어갔느냐
갖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한데
누군가의 손에 끌려 간 걸까, 루드베키아
내 맘 속 영원한 한 문장으로 남은 꽃
누군가 혼자만 보다가 폐기 처분했을지
보고 싶은 루드베키아
<시작노트>
들판에 늦게 핀 한 권의 책 같은 꽃
누군가 아무도 모르게 꺾어갔다
다시 그 책 읽으려 했는데
책이 사라져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 황무지에서 만났는데
영원한 행복하자는 꽃말이 무색해졌다
어디서나 매일 사라지는 꽃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구회남
2006년 리토피아 등단.
2006년 문학나무 수필 등단
시집: 네바강의 노래
한국시인협회 회원
시산맥 회원
송파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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