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59767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신작 액션 영화입니다. 경호원 출신의 '옥주'는 죽음에 가까운 위험한 삶을 살다가 동창인 발레리나 민희를 만나 삶의 즐거움을 맛보게 됩니다. 그런 친구가 어느날 복수를 부탁하는 편지를 남기고 자살을선택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옥주의 피빛 복수극이 펼쳐집니다. 최근 OTT영화는 자극적인 소재로 공중파나 극장에서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흐름에서 남성이 아닌 강력한 힘과 전투력을 가졌지만 삶의 희망이 없는 여성을 내세워 잔인한 복수극을 화려한 액션과 함께 선보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만들어낸 콘텐츠들은 날이 갈수록 더 자극적이고 더 폭력적이고 더 선정적인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이에 따라 작가와 감독 역시 모두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창작의 자유라고는 하지만 이제 OTT 업체가 쏟아내는 심의가 거의 없는 영상들은 다른 플랫폼의 콘텐츠들의 수위까지 매우 높여 놓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미 자극적인 콘텐츠를 너무 많이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OTT에 빼앗긴 관객들을 다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소재부터가 자극적입니다. 횟집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간장 용기에 액체로 된 마약을 넣어서 판매하고 그것으로 여성을 유인, 납치해서 포르노 영상을 찍고 거기에 희생된 여성들을 노예처럼 부려먹는 악당이 등장하고 그 뒤에는 집단적으로 마약을 제조하는 범죄집단이 있습니다. 현실에도 이런 악당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콘텐츠가 자꾸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소비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미래의 범죄자들이 이런 콘텐츠를 통해 학습하고 또 다른 범죄를 기획하는 악순환이 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마약, 불법 몰카, 불법 포르노, 살인, 인신매매 등등 이 영화에는 가장 악랄한 범죄들이 다 모여 있습니다. 이 영화의 빌런은 깎아놓은듯 잘생긴 미남으로 매력적인 외모와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여성들을 상대로 범죄행각을 벌입니다. 악당은 이미 죽을 수 밖에 없는 악랄한 악당이라는 전제를 상영시간 내내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 옥주의 복수는 빌런의 말처럼 너무 과하지만 관객들은 마지막 처참한 빌런의 죽음까지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잔인한 복수에도 정당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다행히 평이 좋지 않습니다. 정당한 살인이라는 여러가지 장치들이 다 들어 있긴 하지만 잔인한 장면과 지나친 설정으로 보는 사람은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피로감이 새롭고 긍정적인 콘텐츠에 대한 열망과 수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더 잔인하고 자극적인 장르를 선호하는 관객층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듭니다. 영화는 액션장면에는 상당히 공을 들였지만 극본은 엉성하고 심지어 지루하기까지 합니다. OTT가 만들어내는 문화의 흐름은 여러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을수는 없지만 반대로 긍정적이고 복음적인 콘텐츠가 만들어져서 자극에 지친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문화서밋이 서기를 기도해봅니다.

[출처] 2023년 10월 12일 오늘의 영화 : [발레리나] 이충현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