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나의 독박 간병일지] 미아오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3/09/05 [09:0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1507405

 

옛 말에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족 중에 한명이라도 아픈 사람이 있다면 나머지 가족 중 누군가는 그 가족을 돌보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아버지, 어머니가 연달아 암에 걸리자 기꺼이 부모님의 주 돌봄자가 됩니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없이 뛰어든 간병인의 삶은 버거움의 연속일 수 밖에 없습니다. 돌봄자가 되어봤던 저로서는 저자의 아픔과 고민에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고령자는 늘어갈 것입니다. 그 고령자는 우리 주변의 가족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픈 부모님을 돌본다고 하면 그 자식은 가족들 누구에나 다 칭찬을 받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도 나와 있듯이 돌봄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상처를 주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가족입니다. 병원에서, 또는 집에서 아픈 사람과 단 하룻밤만 보내봐도 그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돌보는 사람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 불면이라는 말에 정말 가슴속에서부터 공감을 했습니다. 그 수많은 밤들을 불면으로 보냈던 기억, 섬망으로 치매와 같은 부모와 밤새 실랑이하며 땀에 흠뻑 젖었던 기억은 한참 후에 그 병원의 건물을 지나칠때도 기억이 날정도로 선명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행복한 가정의 막내딸이었습니다. 위로 언니도 있고 오빠도 있지만 주 돌봄자가 되었습니다. 막내였지만 돌봄자가 되었던 저와 어쩌면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돌봄이란 아무리 잘해도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쩌다 들른 가족이 비수에 꽂히는 말을 할때가 너무 많습니다. 이 책의 저자도 하룻밤도 대신해주지 않으면서 입바른 소리나 또는 왜 그렇게밖에 못하냐는 말을 너무 쉽게 합니다. 자신들은 단 하루도 하지 못할것이 분명하면서도, 죄책감을 나눠가질 생각도 없이 돌보는 사람을 비난합니다. 문제는 그 비난을 받고도 어느 누구에도 하소연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이 돌봄을 멈출수도 없습니다. 

 

또한가지는 돌봄의 당사자입니다. 저자는 어머니에 이어서 췌장암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나이가 많은 큰오빠와 작은오빠는 집에 오지 않았고 잠깐 와보고는 금방 집을 떠나기 일쑤였습니다. 심지어 둘째 오빠는 유럽여행을 가기도 했지요. 오랜 병간호에서 가장 힘든 것은 어쩌면 가족들의 외면이 아닐까요? 저자는 이런 부분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녀는 아빠와 엄마에게 받은 사랑이 많아서 그것을 갚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형제들 역시 그런 사랑을 안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그들은 이기적으로 돌봄의 의무를 저버리고 막내에게 모든 것을 떠넘겼고 죄책감도 없이 여행을 가거나 자기의 일상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이 부분은 읽으면서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서 풍기는 죽음의 냄새에 대한 부분을 읽을때 과거에 요양병원에서 맡았던 그 냄새가 떠올랐습니다. 저자의 아버지가 마지막에 섬망 증세로 그녀를 어렵게 했던 부분은 과거 그 병원에서 겪었던 힘든 밤들이 떠올랐습니다. 아픈 사람이 마지막을 보내는 과정은 보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가족의 외면은 돌봄자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돌이켜보면 그들은 아마 두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인생을 이 돌봄에 저당잡혀야 하는 상황이 무서웠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돌봄의 순간에 병실 앞에 앉아있는 나는 저자가 이야기한대로 상자안에 갇혀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가족의 죽음은 언젠가는 일어날 일입니다. 우리 모두 반드시 한번은 죽음을 겪게 됩니다. 겪게 된다는 말은 그것이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신자의 죽음은 그것으로 끝이라고 믿기 때문에 너무나 서러운 것이지요. 인간은 영혼이 육체 안에 거하는 살아 있을때만 구원의 기회를 갖게 됩니다. 구원받은 자의 죽음은 그래서 다릅니다. 불신자는 죽음이 두렵고 무섭지만 구원받은 자의 죽음은 평안합니다. 이땅에 살다가 영원한 천국으로 이사가는 자와 영원한 고통으로 가는 사람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돌봄이라는 주제는 100세 시대에 우리가 꼭 생각해볼 주제입니다. 웰빙만큼 중요한 것이 요즘은 웰다잉이라고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가족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죽음의 본질을 알고 구원의 축복을 누리도록 복음의 눈으로 가족을 바라봐야 합니다. 지금 이 시대,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복음운동입니다. 

 

[출처] 2023년 9월 5일 오늘의 책 : [나의 독박 간병일지] 미아오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3/09/05 [09:04]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