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교사모임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3/08/16 [09:10]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5023095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공교육에서 책읽기와 쓰기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초등학교때는 책읽기를 경쟁적으로 시킵니다. 초등학교시절 어떤 아이는 일년에 천권의 책을 읽기도 합니다. 그런 아이들은 자랑스럽게 독서록에 자신이 읽은 책들의 리스트를 적곤 합니다. 학교 도서관도 모두 초등학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등교육이 시작되는 중학교때부터입니다. 중학교만 가도 아이들은 모두 공교육의 최종목적인 대학입학을 위한 스펙쌓기를 시작합니다. 모든 독서는 사실상 문제를 풀기 위한, 또는 비교과 스펙을 위한 활동에 불과합니다. 이 책은 대학입시를 위해 중학교때부터 조련되기 시작하는 시니컬한 요즘 세대의 어마어마한 아이들과 함께 중학교 공교육시간에 독서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의 자기고백적 기록입니다. 렘넌트를 교육하는 사람으로서 이책의 내용은 너무 마음이 아팠고 이 책에 등장하는 선생님들이 너무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학교에서 선생님들 공격적인 아이들, 자기중심적인 아이들과 학부모들에 의해 보호 받지 못한채 교사생활을 언제 관둬야 하는지 고민하며 공교육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젊디 젊은 선생님이 학교생활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책에서 공격적인 아이들의 험한 말들을 수업시간에 들어야 하는 선생님의 사정은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누구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교직생활에 회의를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분은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차분한 시작을 한 것 같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현실을 냉정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죠. 대부분은 이런 스트레스를 당하면 나쁘지 않는 것까지 모두 부정적으로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사실을 봐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고 학교가는 것이 너무나 싫었던 선생님이 포기하지 않고 독서교육을 지속한 결과, 아주 조금씩 냉랭한 아이들의 마음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체험하는 과정은 독서교육을 위해 고민하는 저에게도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학교교육을 포기하고 냉랭한 아이들을 쳐다도보기 싫지만 어떤 교사들은 여전히 그 냉랭한 표정의 아이들을 향해 미래와 꿈을 이야기하며 교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자기 수업을 들어달라고, 문학을 포기하지 말라고 간절히 부탁하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억지로 써낸 글의 내용을 읽다가 또 마음이 저려왔습니다. 그런 무표정 뒤에, 수십명이 모여 냉랭한 기운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사실은 미래가 두렵고 현재가 어렵고 괴로운 아이들의 여린 민낯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도 쉽지 않은데 실업계 고등학교의 선생님들은 어떨까요? 학력차이가 엄청난 아이들은 이미 수능 중심의 대학입시체계하에서는 다른 삶을 선택해야 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거기서도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아이들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상당히 열악한 환경의 아이들은 자의반 타의반 학업을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금의 어른들도 반드시 학창시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좋은 영향을 끼치는 모범적인 성인과 반대로 악영향을 끼치며 사회악이 된 성인들 역시 모두 학창시절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학창시절에 그런 사람에게 올바른 교육을 했었더라면 지금의 그 악인이 과연 그렇게 악해졌을까? 라는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적어도 도덕적 윤리감성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학교교육은 큰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이 성적이나 취업을 우선시하면서 가장 기본적으로 배워야 할 사람다움을 배우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교육에 희망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문에서 떠드는 공교육에 대한 비난과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 그리고 그를 부추기는 철없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 걱정할때가 많습니다. 이제 기성세대가 된 저는 그런 일들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서는 수업시간에 내내 자고 성적은 바닥을 기는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아이들의 아픈 사연을 보듬어 주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고 떨어진 독해력과 리터리시를 높여서 사회에 필요한 아이들로 성장시키는 독서 교육의 중요성을 함께 발견하게 됩니다. 

 

신발이 벗겨진 아이를 잡아끌려 하는 엄마처럼 신발이 벗겨져서 앞으로 걷지 못하는 학생들을 살펴보지 않은 우리의 교육을 돌아봐야 합니다. 사람을 키우는 것은, 그 중에서도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가장 고귀한 헌신입니다. 아무도 미래를 가보지 않았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눈앞의 아이들이 바로 우리의 미래라는 점입니다. 잘 모르는데도 몸은 커져서 자존심만 남은 아이들, 수업 내용을 모르다보니 스스로 포기하고 수포자, 영포자가 되어버린 아이들은 사실 가장 근간에는 문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것이고 그 문해력을 기를 수 있는 공교육이 사실 지금 우리 교육과정에는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문해력을 키우고 이해력을 키우고 독서를 통해 아이들의 감성을 길러주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은 영어단어, 수학공식을 외워 수능 문제 하나를 더 맞추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선생님들의 역할은 너무 너무 중요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서교육을 하는 모든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근본적인 교육을 위해 쉽지 않은 길을 가시는 선생님들이야 말로 우리가 가장 많이 응원하고 격려해드릴 이 시대 가장 중요한 분들입니다. 

[출처] 2023년 8월 16일 오늘의 책 :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교사모임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3/08/16 [09:10]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