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은 국내 화학업체들의 비(非) 미국시장 진출 가속화를 더욱 빠르게 만들 전망이다.
시장 다변화 정책의 일환으로 유럽으로 사업 무게중심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 같은 이유에서 나온다.

이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올해부터 유럽에 설비투자 확대, 현지 공장 가동 등을 통해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최근 강화된 미국의 통상 압력으로 인해 유럽에서의 태양광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유럽에 합작회사 프로젝트를 진행, 보폭을 늘려가기로 했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 선봉장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업체들은 유럽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재규어 모델  전기차(EV) `I-페이스`에 배터리팩을 공급, 지난해보다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5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 SDI는 헝가리를 거점으로 삼고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은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삼성 SDI는 연간 5만여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생산 규모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일(현지시각) 헝가리 코마롬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의 유럽 첫 단독공장으로 향후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하반기에 공장을 준공한 이후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 2020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과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화케미칼은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태양광 셀ㆍ모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 조치로 인해 유럽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미국은 태양광, 세탁기, 철강, 알루미늄 등 전 산업에 걸쳐 보호무역 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전개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개척은 필수 불가결해졌다. 롯데케미칼은 유럽에 합작 회사 프로젝트를 진행, 유럽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와의 합작회사인 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의 특수고무 생산시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돼 유럽 시장 공략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추가적인 투자 등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금호석유화학은 화학계열사인 금호미쓰이화학과 함께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다각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지역별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등 영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화학업체들은 사업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비(非) 미국 시장 비중을 늘려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서울 김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