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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럽 에너지 외교, 투자와 산업으로 이어져야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6/05/14 [16:41]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이 수소와 해상풍력 등 미래 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럽 현지 협력 확대에 나선다. 영국·덴마크·네덜란드 3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협력단 파견은 단순한 해외 방문을 넘어 울산의 미래 산업 지형을 바꾸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특히 세계적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울산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번 일정에는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등 세계적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논의, 덴마크 해상풍력 기업과의 협력 협의, 세계수소서밋 참가 등 실질적 산업 협력 과제가 폭넓게 포함돼 있다. 단순한 의례성 교류보다 기술·투자·산업 연결망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울산은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제조업 집적지이자 수소 산업 기반을 갖춘 도시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중심의 산업 구조 위에 수소와 해상풍력,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을 접목할 경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과 청정수소 분야는 울산이 가진 항만·조선·에너지 인프라와 높은 연계성을 가진 산업이다. 결국 울산의 미래 경쟁력은 기존 제조업 역량을 얼마나 친환경·디지털 산업으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기대만으로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 지방정부의 해외 투자유치 활동이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쳤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업무협약(MOU)과 의향서(LOI) 체결은 많았지만 실제 투자와 일자리,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진 사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협력단 역시 단순한 ‘해외 순방’ 수준에 머문다면 시민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특히 해상풍력과 수소 산업은 막대한 자본과 장기간 사업 기간이 요구되는 분야다. 주민 수용성과 환경 문제, 전력망 구축, 인허가 절차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글로벌 기업 유치만큼 중요한 것은 지역 기업이 공급망에 함께 참여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일이다. 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계되지 못한 투자유치는 결국 ‘외부 기업 성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울산은 지금 산업 대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석유화학 산업 침체와 글로벌 탄소규제 강화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제조업 도시로서의 경쟁력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유럽 협력단 파견은 단순한 국제 교류가 아니라 울산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울산시는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그치지 말고 실제 투자유치와 기술 이전, 지역기업 참여 확대, 전문인력 양성까지 이어지는 후속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보여주기식 외교가 아니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산업 성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이번 유럽 행보의 의미도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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