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울산에서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M.AX) 방안을 논의한 것은 단순한 기술 혁신 차원을 넘어 울산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움직임이다. 자동차ㆍ조선ㆍ석유화학 중심의 `제조 1번지` 울산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산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간담회에 앞서 `석유화학 AX 실증산단 구축사업`의 선도공장인 SK에너지 현장을 직접 방문한 점이다. 단순한 정책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점검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작지 않다. 제조업 AI 전환이 더 이상 미래 구호가 아니라 현실 산업 현장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SK에너지가 추진 중인 AI 기반 공정관리 시스템은 울산 제조업의 미래 방향을 잘 보여준다. 디젤 품질을 실시간 예측하는 AI 가상센서, 회전기계 진동과 온도를 분석하는 예지진단 알고리즘, AI 영상분석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 등은 생산성과 안전성,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들이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처럼 대규모 연속 공정이 핵심인 산업에서는 작은 효율 개선만으로도 막대한 비용 절감과 사고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울산ㆍ미포 산업단지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상징하는 대표 제조 거점이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 과잉과 탄소규제 강화, 중국의 추격, 중동발 공급망 변수 등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 기존 방식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생산성과 안전성,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AI 기반 산업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이번 울산 MINI 얼라이언스 출범 역시 의미가 있다. 정부와 기업, 산업단지,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를 통해 AI 전환을 현장 중심으로 추진하겠다는 점에서다. 제조업 AI 전환은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산업 생태계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술 도입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AI 전환 과정에서 데이터 보안과 산업기밀 보호, 중소기업의 투자 부담, 전문 인력 부족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 간 디지털 격차가 커질 경우 산업 생태계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 기술을 얼마나 도입했느냐`보다 `현장의 경쟁력을 얼마나 높였느냐`다. 보여주기식 스마트 공장 구축이 아니라 실제 생산성 향상과 안전 강화, 산업 경쟁력 확보로 연결돼야 한다는 의미다. 규제 개선과 인재 양성, 중소기업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울산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이다. 제조업 AI 전환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의 혁신으로 이어질 때, 울산은 다시 한 번 산업 수도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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