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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논단 > 모세의 짐, 지혜로운 리더 십
 
박정관 굿 뉴스 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26/05/13 [16:34]

▲ 박정관 굿 뉴스 울산 편집장  © 울산광역매일

요즘 전개되는 6ㆍ3 울산 지방선거 사전 판세를 보면 어느 한구석이 텅 빈 느낌이 든다. 우선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격화되는 음해성 고발과 인격 모독 행태가 가관이다. 음주운전 전과는 마땅히 비난 대상이라고 해도 이제 하다못해 사생활까지 들춰낼 판이다. 한때 있었던 채무 관계까지 밝히란다. 어려운 서민, 소상공인치고 금융권 대출 기한 넘기지 않고 핸드폰 요금 연체 한번 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면서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애걸하고 있다. 유권자 대부분은 소시민이고 소상공인이고 금융권 신용 저등급자이고 핸드폰 요금 연체자들이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이런 사람들은 아예 정치에 입문할 엄두를 내지 말아야 한다. 현재까지 올해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150명 이상이다. 이들은 과연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가. 

 

혼자 잘난 체하고 자신은 전혀 결함이 없는 체하는 자기 가식이 문제다. 그리고 이런 가식이 마치 리더 십 인양 착각하는 지도자 지망생들의 정신 자세가 문제다. 진정한 리더 십은 배려와 겸손 그리고 양보에부터 시작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출마자들이 치열하게 싸움판을 벌이고 있다. 사사건건 시비에다 꼬투리 잡기다. 소시민들의 일상과는 사뭇 다르다. 소시민의 생활은 잘 박힌 못처럼 월급은 딱 고정됐는데 기름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는 테두리를 맴돈다. 기름값에 차를 두고 다니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뒤질세라 식자재는 물론 외식 물가도 뛰어 월급쟁이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어도 마음을 다잡고, 차분하게 미래를 그려가며 사는게 소시민의 삶이다. 

 

성경 속에서 나타난 모세의 리더 십은 탁월하다. 하지만 모세도 한때 끝없이 밀려드는 일에 탈진해 기진맥진한 적이 있었다. 300만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홍해를 건넜지만 시내 산 광야에서 또 다른 난관에 마주쳤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백성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세 곁에 줄을 섰고, 모세는 홀로 앉아 그들의 대소사를 판결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모세도, 백성도 지쳐갔다. 독점된 리더 십이 초래한 필연적인 결과였다.

 

이때 미디안의 제사장이자 장인인 이드로가 찾아와 조언을 건넸다. "이 일이 그대에게 너무 중하니 혼자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드로의 조언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공동체를 살리는 핵심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거룩한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던 모세는 일인(一人) 독점이라는 함정에 빠진 줄 몰랐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 십은 모든 것을 홀로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롭게 분담하는 데서 나온다. 

 

이드로는 모세에게 진실한 지도자들을 세워 재판을 위임하라고 조언했다.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이라는 조직 체계에 걸맞은 인품과 실력이 출중한 자들을 세우라고 했고, 모세가 그대로 실행하자 백성들의 대기시간도 줄어들고 빠른 업무처리에 만족도도 높아졌다. 그리고 지도자들은 자신의 리더 십에 뿌듯한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 크고 중요한 재판만 모세가 담당하는 윈윈 전략이었다. 이드로의 지혜를 통해 이스라엘은 광야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견고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성장할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혹시 모세처럼 혼자 모든 짐을 지고 탈진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한다. 물론 그 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짐이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허물은 덮고 다른 사람의 허물은 파헤치는 짐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모세는 선한 소시민을 위해 짐을 졌지만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에게선 자신들의 짐만 보인다. 그건 진정한 리더 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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