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 홀려 길을 잘못 접어 들었어
가인이 가인을 부르며 울컥대는데
메마른 눈물샘 탓에
가슴만 갈라졌어
지난 길을 먼발치서 바라보는 눈동자
아픔으로 아픔을 다독이는 손길에
짓눌린 서러운 생애
숨결마다 터져나왔어
무반주로 무대를 헤집는 박혜신
땀으로 슬픔을 슬픔으로 씻어내는
가인의 속 깊은 노래에
엉킨 생을 풀어냈어
잘못 든 길도 제대로 다시 찾았어
*가인- 박혜신이 부른 노래의 제목
<시작노트>
우연히 틀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처음 본 가수가 나와 열정적으로 노래를 하였다. 선명한 음정이며 분명한 발음에서 나는 그의 노래에 매료가 되었다. 다행히 그가 부른 노래들은 시적 내용을 갖춘 서사가 있어서 듣기가 편했다. 시를 낭독하듯 편안하게 노래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시를 쓸 준비 자세를 갖추었다. 그의 서사에 맞게 내 시의 서사도 아픔으로 아픔을, 슬픔을 슬픔으로 씻어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엉킨 생을 풀어내고 잘못 든 길도 제대로 다시 찾게 되었다.
권혁재 시인
ㆍ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ㆍ시집『자리가 비었다, 『투명 물고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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