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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방동사니도 춤이 있다
 
이창진 시인   기사입력  2024/04/01 [16:32]

바랭이 질경이 쑥부쟁이 닭의장풀 여귀 환삼덩굴

쇠뜨기 엉겅퀴 강아지풀 쇠비름 명아주 방동사니

 

끊을 내야 끊을 수 없어 쓸모없다고 버려진 이름들

벗을 내야 벗을 수도 없는 노비 천하게 버려진 잡놈

 

부서지고 깨지고 베이고 파헤치고 버려져 천대받고 

학대 독살 살포해도 죽지 못해 억세게 질겨 강한 놈

 

쓸모없다 무차별 베인다 한들 

가시덤불 휘어 안고 살아가며 처참하게 밟혀도  

다시 당당하게 아름답도록 춤이 되어 피어오르리라.

 

이름조차 묻혀 죽음 같은 삶에도 매섭도록 혹독한 겨울에도

평생토록 잡풀로 고통을 당해도 다시 일어나 새 노래가 되리라.

 

쇠사슬로 묶여 낫으로 베여도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막장 억압도

서슴없이 없애고 찢고 짓밟아도 자유는 우리를 향해 불타오르리라.

 

방동사니 춤이 노을 들판을 출렁이며 번져간다.

 


 

 

▲ 이창진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박해받고 고통받던 민초일망정 이대로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 이제 그 이름 없는 풀들이 낫에 의해 무차별 베인다 한들 그대로 순순히 물러서지 않는다. 비록 수많은 잡풀이 사라지고 없어지더라도 한겨울을 지나면 다시 피어오르는 들꽃처럼 민초들도 삶에 대한 강한 투지로 다시 일어설 것이다. 반드시 일어나 새봄을 맞이할 것이다. `방동사니 춤이 노을 들판을 출렁이며 번져`갈 것이다

 봄이 되면 들판에 이는 불길처럼 다시 새봄을 맞아 이 땅을 뒤덮을 들꽃처럼 그들은 삶의 투지를 통해 마침내 승리할 것이다. 

 

 

이창진

 

·대전 출생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14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

·시집 『당귀꽃』(2019년)

·『무아』(2020년)

·『붉은 흔적을 봤다』(2021년)

·『소리를 들어 봐』(2021년)

·『한 방울의 눈물을 읽다』(2023년)

.『방동사니도 춤이 있다』(2024년)

·마음을 가리키는 시. 내륙문학회 동인

 

 E-mail _ lchj23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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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01 [16:3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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