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박성민 의원(국민의힘, 울산 중구)이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년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의결에서 `반대`가 단 1표도 없이 모든 안건이 가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사외이사 대부분이 신규선임 된 이후에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는 이사회에 사외 이사를 참여시키는 이유가 외부인사 기용을 통한 이사회 견제인데 이들마저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의원이 확보한 지난 2016년부터 최근 6년간 국내 항공사 이사회 안건 가ㆍ부결 현황을 보면 이사회가 처리한 전체 안건은 대한항공이 143건, 아시아나가 223건, 제주항공이 86건, 진에어가 63건, 이스타항공이 18건(2019~), 티웨이항공이 93건, 에어로케이항공이 10건 등이다. 하지만 이들 항공사 이사회는 단 1건의 반대도 없이 모든 안건을 가결시켰다.
반면 에어부산의 경우에만, 같은 기간 전체 안건 107건 중 전원 반대로 부결된 경우가 3건 있었고, 이 밖에도 전직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졌던 안건이 3건 더 있었다.
한편 이번에 자료를 통해 확인된 최근 국내 항공사 사외이사 현황을 보면 대한항공은 사외이사 9명 중 관료 출신이 1명, 친정권 성향 인사가 2명이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사외이사 3명 중 관료 출신과 친정권 성향 인사 각각 1명이 지난 3월 31일부로 신규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 항공사(LCC)의 경우 제주항공은 사외이사 3명 중 1명이, 진에어는 4명 중 1명이 법조관료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소위 관료 출신인 관피아 또는 친정권 성향 낙하산 인사를 사외이사로 앉히던 관행에 대해 그동안 비판이 컸던 만큼, 최근 국내 항공사들은 교수 등 전문가 집단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반대를 개진한 사외이사가 단 1명도 없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외이사가 거수기ㆍ예스맨으로 전락해 견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 보니, 부채가 급증하고 경영 실패로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다"면서 "이런 선례를 거울삼아, 사외이사들이 감시 등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독립성과 전문성 보강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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