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지사가 울산시와 ‘공동발전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지난 7일 울산을 찾았다.     © 울산광역매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울산시와 ‘공동발전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지난 7일 울산을 찾았다. 울산시와 경기도가 정책교류 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송철호 시장과 이재명 지사는 양측 정책연구 관련 책임자들과 함께 ‘공동발전 정책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 체결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 포용과 공정사회 구현에 역점을 두고 지난 3월 이 지사가 먼저 제안한데 이어 송 시장이 화답하면서 이뤄졌다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협약 내용도 울산·경기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현안 해결에 필요한 정책 연구와 정보 공유에 협력하고, 지역이 주도하는 국가균형발전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번 회동을 ‘정책 교류’에 무게를 두긴 어려워 보인다. 이날 이 지사는 송 시장을 만나기 전 이상헌 시당 위원장과 1시간 이상 독대를 가졌다. 당 차원의 단순 방문과 대화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정책적 교류가 거의 없었던 경기道伯이 울산을 찾은 것도, 이 위원장과 장시간 대화를 나눈 사실도 정책 차원의 만남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 지사가 당내 대권 주자 선출을 앞두고 영남권 선점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울산 민주당 지방의원 A씨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대권도전 예상자 가운데 이 지사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는데 최근 당 일각에서 대권주자 선출기한 연기론이 불거지자 이 지시가 영남권기반부터 다져야겠다는 포석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3월에 정책적 교류를 제시한 뒤 이 시점에 맞춰 전격 방문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당내 친문 지지세 일각에서 오는 9월로 예정된 대선 주자 선출을 11월로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헌 시당 위원장도 이 지사의 정치적 방문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전면 부인하지는 않았다. 대화도중 이 지사가 ‘협조’를 요청했을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당내에 정세균 전 총리, 김두관 의원 등의 대권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내년 대선 승리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현재로선 민주당 내부에서 이 지사가 대권주자 지지율 1위로 나타나고 있다. 

 송철호 시장도 이 지사의 ‘정치적 교류’ 에 동감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송 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진정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경쟁과 이분법이 아닌 상생 관계를 이뤄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 시장과 이 지사는 모두 지방분권 강화에 적극적이다. 겉으론 지방분권 강화라는 외적 요소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정치적 접점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송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출마 결심을 이미 굳힌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그렇다. 지방분권강화를 분모로 한 사람은 대선, 또 다른 한 사람은 地選을 겨냥할 개연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