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쓸쓸함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남루를 펄럭이는 길손의 외로움에서 오는가
눈물마저 앗아간 애증의,
그 대가 남긴 마지막 선물인가
우리의 내부인 외부여
싸늘한 뒷모습만 남기고
냉정히 돌아서는 가을이여
시인은 상식을 초월해 세상의 질서를 물구나무 서서 보는 자. 한 방향으로 다투어, 도떼기 시장같은 북새통으로 몰려갈 때 혼자서 반대 방향으로 휘적휘적 걸어가는자. 세상의 아웃사이더. 이악스럽거나 영악스럽지 못해 주판알도 제대로 튕길 줄 모르는 敗北者. 세상 천지 할줄 아는 거라곤 없어 쓰디쓴 쓸개나 핥으며 절망감을 원고지 위의 처량한 노래로나 허밍하는 자. 항상 저 손해 볼 짓이나 자처하는 별반 영악스럽지 못한 자. 시인이란 족속들은 사방팔방 스스로 택한 고립을 출구 삼아 가엾은 뇌수를 짜낸 언어의 구슬들을 꿰어 호객조차 변변찮은 세상의 좌판 위에 올려놓고는 강태공처럼 세월을 견디는 자. 밤 하늘의 별처럼 고독한 자, 스스로 발광發光하는 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