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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4회 > 아름다운 동행
 
편집부   기사입력  2020/10/20 [16:57]

 

▲ 하송 시인    

어디로 갈지 고민이 됐습니다. 그다지 멀지 않은 지역에서 지인 자녀 결혼식이 있어서 그곳에서 걷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침 뉴스에 핑크뮬리를 예쁘게 조성한 공원이 소개됐습니다. 12시 10분 결혼식장에 가서 혼주와 축하 인사만 나누고 바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예정했던 공원으로 네비게이션 안내 따라서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썰렁했습니다. 왠지 이상했습니다. 황량한 공원에 핑크뮬리는커녕 단 한 명의 사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빈 의자와 정자 몇 채만 덩그러니 앉아있을 뿐이었습니다. 우리는 잘 못 온 것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순간 `사람이 없어서 참 좋다`는 말을 마치 짠 것처럼 남편과 동시에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인파 많은 곳이 무섭고 사람 없는 곳이 안심이 되니 참 씁쓸한 생각이 들곤 합니다.


평소에 집 주위를 산책하며 일만보 걷는 일은 간단한데, 의무적으로 일만보를 걷고 인증샷과 캡처 사진을 보내야 하니까 숙제처럼 압박감이 몰려왔습니다. 집에서 출발할 때 사 온 김밥을 들고 서둘러 정자로 향했습니다. 집에서 끓여온 따뜻한 차와 함께 김밥을 간단하게 먹었습니다. 결혼식장 방문 시 입은 정장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위에 RCY지도교사 복장을 갖추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에 1만원 신청금과 신청서를 제출한 사람들에게 지급된, 마스크와 행사명이 적힌 파란색 팔찌를 착용하고 공원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산길로 통했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자 논이 양 옆으로 환하게 펼쳐진 시골길이 나왔습니다. 중간중간 벼를 수확한 논과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논이 섞여 있었습니다.

 

벼가 있는 황금색 논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다시 길을 걸었습니다. 남편은 우리 외엔 사람이 없으니 마스크를 벗어도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습관이 들어서 이제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 편한 경지까지 왔습니다.

 

마치 안전벨트가 처음엔 답답하더니 이젠 허전해서 안전벨트를 꼭 해야 편한 것처럼 몸에 배었습니다. `아름다운 동행, 희망 풍차 나눔 걷기` 행사를 작년까지는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곳에 운집해서 성대하게 치뤘습니다.

 

5km 구간의 천변에서 한 걸음에 1원씩 참가비 10,000원을 기부하여 1만 걸음(10,000步)을 걷고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페이스페인팅, 솜사탕 및 팝콘 나눔 부스에서 다양한 체험을 했습니다. 이렇게 조성된 기부금은 저소득 임산부를 위한 산모용품 지원, 혹서기ㆍ혹한기 취약계층을 위한 물품 지원 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올해 역시 나눔 문화 확산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열린 행사에 참가자들은 10,000원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단지 코로나19 관계로 행사당일 개별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및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1만보를 걸은 후 SNS에 참여결과를 인증하는 것으로 변경됐습니다.

 

참가자들은 오전 시간에는 유튜브 실시간 방송 시청으로 개회식, 기념행사, 후원사 인터뷰, 코로나19 예방수칙, 응급처치 시연, 나눔 공연을 함께했습니다. 오후에는 각자 편한 곳에서 개별적으로 걷고 나서 인증 사진과 걸음 수 캡처본을 제출하면 됩니다.

 

이러한 비대면 활동을 통해 감염병 확산의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외계층을 위한 인도주의 나눔 활동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1만보를 채우고 나자 가벼운 마음으로 핑크뮬리 공원을 찾았습니다. 차로 15분 소요됐습니다.

 

어깨동무나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마스크를 단단히 고정하고 사람들하고 덜 마주치기 위하여 최대한 빨리 걸었습니다. 핑크뮬리는 2014년에 제주도 자연생태공원에 처음 식재하기 시작했는데 생태계 교란이 의심되어 올해 제주도에서 기존 핑크뮬리를 모두 제거하고 위해성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모든 공공시설 사업에서 식재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앞으론 보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집 가까운 곳으로 걷다가 이렇게 다른 지역의 생소한 곳에서 걸으니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참가자들 모두 감염병으로 인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활력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전국적으로 다양한 나눔 문화 확산을 통해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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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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