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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한해를 새로운 첫해로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20/01/01 [15:59]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새해가 떠오르며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다. 어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오늘이지만 그래도 해가 바뀜으로 좀 더 나은 오늘을 기대해보는 것은 국민 누구나 갖는 조그만 희망이라 하겠다. 12지지(地支)로 볼 때 올해는 쥐띠 해다. 쥐띠는 솔직담백하고 남들과 아주 쉽게 사귀며, 근면하고 검소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 한다. 자제력이 뛰어나고 사교적이며 친구와 가족들을 소중히 생각한다. 그러나 과도한 야심을 가지고 있어 성과를 빨리 내려고 하기 때문에 힘이 분산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쥐띠와 관련해 재미로 곁들여 새해에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지혜로 한 번씩 마음에 새길 만 하다. 1월인 `January"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문(門)의 수호신인 `야누스(Janus)`에서 나왔다. 야누스신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작년과 올해를 연결하고 있다. 말하자면 고대 로마인들은 문에 앞뒤가 없어 두 개의 얼굴을 가지므로 야누스신이 1월에 적절했다고 생각했다. 어제가 없는 오늘은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를 돌아보고 내일을 설계하는 것은 응당히 해야 할 일이다.


작년 연초의 신년사에서 대통령은 `더디더라도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고 끝까지 지킬 것이며, 어려움을 국민들에게 설명 드리고 이해당사자들에게 양보와 타협을 구할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또한 소통하고 공감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공정`과 `일자리`를 기본으로 국민이 체감 가능한 `함께` 잘 사는 사회로 가는 첫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대통령을 포함하여 다들 열심히 노력했겠지만 성과는 보잘 것 없는 것 같다. 지금 새해가 시작되는 벽두에서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난해를 더듬어보며 올해는 모두가 각성하여 보다 좋은 한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일 따름이다. 소나 양이 억센 풀을 먹고도 소화시킬 수 있음은 먹은 것을 되내어 씹는 반추(反芻)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우리 사회도 반추기능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극한으로 치달리는 정치상황이 하도 답답하여 소나 양의 지혜까지도 빌리고자 한다. 작년에 여야 국회의원들에게는 아프리카 마사이 부족의 인사법이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그들은 반가움의 표시로 얼굴에 침을 뱉는다고 하니 이 보다 더 적절한 인사법은 없겠다고 생각하며 쓴 웃음을 지은 적이 많았다.


누구나 다 아는 사자성어인 인자무적(仁者無敵)을 화두로 올려본다. 어진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포용하므로 적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2500년 전에 공자가 `인`에 대하여 한 말을 다시 소환하여 봄은 지금의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음이다. 인(仁)은 `어질다`라고 흔히 해석하지만 사실은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나 `이해심`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공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인`이라고 말한다. `인`을 구성하는 여러 덕목 중에서 핵심은 사랑이다. 사랑이 부모에게 미치면 효(孝)가 되고, 형제에게 미치면 우(友)가 되며, 나라에 미치면 충(忠)이 된다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다.

 

반목과 대립으로 치달리는 우리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인`이 아닐까. 이런 관점에서 요즈음 넬슨 만델라를 자주 떠올림은 아주 자연스러운 마음의 행로이다. 그는 27년간의 정치범 수감생활을 마치고 석방되어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잔악한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헤이트`로 흑인을 철저히 차별대우한 백인들을 용서했다. 조건과 단서를 달지 않고 그냥 용서했다. "용서한다. 하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하며 말이다. 그 때 "용서 못한다. 너희들도 한번 죽어봐라"가 되었더라면 남아공은 내전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는 인권을 위해 싸우는 투사에서 용서와 화해의 정치인으로 온 인류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바 있다. 우리는 왜 이런 정치인을 만들어내지 못할까. 안타깝기 그지없다. 훌륭한 지도자는 훌륭한 국민이 만들어내는 것이니, 정치인들만 탓할 바는 아니지만 말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생각과 방식이 달라서 그렇지 나라에 대한 열렬한 마음은 우리의 자랑이기도 하다.

 

5000년이나 이어온 이 나라의 생명력은 어디에서 왔는지 꼬집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바로 우리 자신들 자체가 생명력의 원천이 아니겠는가? `헬조선`이라는 말도 따지고 보면 이 나라를 그토록 절절히 사랑한다는 애증의 반어법이 아닐까. 새해에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이 담보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해방된 지 벌써 75년이 지났고 우리는 그동안 온 세계 사람이 칭송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고 존중해야 한다. 과거에 발목이 묶이지 말고 새로운 한 해를 만들어가야 한다. 새로운 10년, 100년을 내다본다. 그것은 과거와의 단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결선상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올해는 부디 `무언가 새로운 것`의 첫해가 되기를 소원한다. `2020년, 그해는 정말 대단했어!` 라고 회상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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