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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한ㆍ미 동맹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9/25 [18:39]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동북아 역사가 지금 꽈배기처럼 뒤틀리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끌고 미국은 한국을 밀어내면서 북한을 끌어안는 기이한 현상까지 연출되고 있다. 한ㆍ중, 북ㆍ미 외교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한국의 대북ㆍ대중정책을 의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두 정상의 아홉 번째 만남이었는데도 필자의 눈에는 도무지 서로의 신뢰감이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뉴욕에서 열린 한ㆍ미 정상회담은 속 빈 강정이었다. 한ㆍ미 동맹의 위기를 몰고 올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파기 등 핵심 쟁점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 북한 비핵화나 동맹과는 거리가 먼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그 바람에 문 대통령은 답변의 기회가 없었고, 분위기는 냉랭했다고 한다.

 

언론과의 질의응답 시간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원맨쇼였다. 왜 이렇게 됐을까. 당초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북ㆍ미 비핵화 실무회담이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생각을 바꿨다는 전언이다. 없던 회담을 갑자기 추진하다 보니 의제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치밀하지 못한 준비의 결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월 부산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올 수도 있다는 서훈 국정원장의 국회 정보위 답변도 그렇다.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오려면 비핵화 협상에 뚜렷한 진전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비현실적이다. 매사 이런 식이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한미동맹 강화에 한목소리를 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 정도 수사(修辭)로 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긴 어려울 것이다.

 

문 대통령은 향후 3년간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을 설명했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의견도 조율했지만 양국 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합의 도출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민감한 현안은 덮어둔 채 대외적 발표만 동맹 강화라고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동맹은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한편 시진핑은 북한을 확실히 주머니에 넣었다. 트럼프도 김정은을 고무하고 격려하는데 많은 신경을 쓴다. 김정은이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해도 "별것 아니다", "괜찮다", "안보리 규제 위반 아니다"라고 덮고 넘어간다. 남한이 미국의 동맹인지, 북한이 미국의 동맹인지 혼란스럽다. 양손에 큰 떡을 든 김정은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안중에 없다.


북한은 이렇게 세계를 양분하는 세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반면 한국은 미국ㆍ북한ㆍ일본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밀려나 동북아의 외톨이 신세가 됐다. 한국 외교를 수렁에 빠트린 외교라인과 남북 관계를 끝이 안 보이는 터널에 빠트린 안보라인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들은 입만 열면 각자 미국의 카운터파트와 수시로 긴밀한 협의를 한다고 말해 왔다. 그들의 말이 거짓말임이 들통 났다. 한ㆍ미 관계의 개념과 실천 전략의 재정립이 급하다. 북한 비핵화 문제는 심각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경질하면서 리비아식 완전한 비핵화 방안을 폐기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무장을 인정하는 핵동결로 굳어질 조짐이다. 조만간 북ㆍ미 간 비핵화 실무회의가 시작되겠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리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체제보장 방안을 제안했다니 저의가 의심스럽다. 미국은 중국, 러시아 및 북한을 핵심 위협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동맹인 한국은 이런 미국의 전략에 동의하고 함께 행동할 태세가 돼 있는지가 의문이다. 한국이 한ㆍ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중국과도 동맹을 맺는다는 것은 동화 속 이야기로 들린다. 그러나 최근의 한ㆍ일 갈등이 중국에 호재를 제공하고 있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안보 사안에는 지극히 신중해야 마땅하다. 정상적인 안보시스템을 가동해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적인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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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산대학교 총동문회장
前울산과학대학교, 영산대학교 경영학부 외래교수
前울산광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 감사
前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일자리 협력망 위원
前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 후원회장

·영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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