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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위기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기사입력  2019/09/03 [16:19]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프로야구 선수의 유니폼 등에는 선수번호와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름으로 먹고사는 프로선수들에게 자기 자신을 홍보하는 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 것이다. 경기 중에 자연히 자기 이름을 알릴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은 홍보방법은 없을 듯하다. 최근 프로야구단 팀 중에서 선수이름을 새겨 넣지 않고 등번호만 기록한 유니폼을 착용한 팀이 있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 전통은 미국 프로야구팀 뉴욕양키즈가 처음 시작한 것인데.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라는 의미라 한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한다. 개인보다는 공동체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작은 공동체부터 국가라는 거대공동체에 속하여 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기 쉽다. 공동체 속에서 `나`라는 개체란 과연 무엇이고,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문제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과중한 명제가 아닐 수 없다. 원래 공동체라 함은 공통의 생활공간에서 공통의 가치로 상호작용하며 유대감을 공유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회학자들은 공동체의 핵심요소로 지리적 공간, 사회적 상호작용, 공동의 연대 등을 꼽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날에는 구성원들이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던 향촌문화를 가지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촌락, 협동적 노동양식인 두레, 상부상조의 규범인 계(契) 등 우리의 전통사회는 종횡으로 연결되는 갖가지 공동체 속에서 소외되지 않는 자신을 지키고 살아왔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진행된 산업화와 도시화로 전통적인 공동체는 해체되고 정치, 경제, 종교적으로 새로운 공동체가 활성화되며 우리사회를 지탱해 왔다. 이중에서 `국가`라는 공동체는 모든 것을 초월하여 이상상(理想像)이 되고 최고선(最高善)으로 기능하게 된다. 아주 보수적인 입장에서 국가의 안녕과 이익을 위해서 개인은 희생될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까지 허용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왔다.

 

국가는 모든 가치판단의 궁극적 기준이 되고 모든 다른 것의 목적이 되는 최고의 목적으로 기능했던 국가의 위치는 그것이 맞던 틀리던 간에 이제는 그 위치를 내려와 개인이나 이익집단에게 자리를 물려준 듯하다. 요즘은 개인이 강조되는 사회이다. 우리도 이제는 혼술, 혼밥 등 개인주의적 성향에 많이 익숙해져 있다. 이런저런 공동체에 속하는 것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공동체는 규약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에 구속되는 것 자체가 싫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는데 나는 개인으로서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그 나는 개인으로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게 된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정치의 난맥으로 말미암아 이 나라는 양분되어 있는 상황이다. 보수와 진보, 노년세대와 청년세대, 대통령수호파와 반대파 등 갈가리 찢어진 현실을 보면 이 나라는 같은 지리적 공간에서 살고 있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상호간의 공감이나 협력과 공동의 연대감을 상실하여 하나의 국가라는 공동체에서 산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최근에 그토록 막강했던 고구려가 왜 망했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다. 혹자는 연개소문 아들들의 싸움으로 급격히 세력이 약해졌다고 말하고 있으나, 아마 연개소문 사후의 정국혼란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우리는 어떤가? 지금의 정국은 과거의 그 어떤 때보다 심하지 않나 싶다. 정치인들의 동업자 정신도 사라지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으로 국민을 좌절시키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풀어야 할까? 결국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고집만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는가?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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