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은 대자연의 목가적인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아름답고 슬픈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이다. 1967년 칸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피아 디거 마크), 감독상(보비더 버그) 등을 수상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기다 아름다운 대자연의 영상을 배경으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2악장의 감미로운 선율이 유려하게 흐른다. 가슴 시리게 하는 제2악장의 안단테의 선율이 영화의 비극적인 모티브로 사용된다. 젊은 귀족 출신의 장교(유부남) 탈영병 카운트 시스틴 스파레와 서커스단의 줄타기 여인 엘비라 마디간의 사랑의 도피 행각으로 시작되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두 연인이 대자연 속에서 사랑을 꽃피우지만, 출구가 없는 현실의 경제적 어려움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꽃이 만발한 전원에서 최후의 만찬을 나눈 두 연인은 죽음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엘비라 마디간의 머리에 시스틴 스파레의 권총이 겨누어진다. `나는 할 수가 없어` `해야만 해요. 다른 방법이 없어요.` `어서 쏘아요.` `할 수가 없어` 시스틴의 권총을 든 손이 힘없이 내려진다. 화창한 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연인을 향해 차마 총을 쏠 수가 없었다.
이윽고, 영화는 반전되며 잠시, 후 두 발의 총성이 전원을 울린다.
밝은 햇살 아래 꽃이 가득 핀 풀밭에서 나비(자유를 뜻함)를 잡으려고 쫓아가는 엘비라 마디간의 눈부신 모습이 크게 클로즈업 된다. 정지된 화면에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안단테가 잔잔하게 흐른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피아노의 애절한 선율이 비련의 영화 분위기와 자연의 아름다움과 절묘하게 어울려 한층 극적인 비장미를 더 해주고 있다.
모차르트 음악의 본질을 흔히 사랑의 감정이라고 표현한다. 사랑의 감정을 노래하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어딘가, 모르게 기쁨과 슬픔의 복합적인 감정의 미묘함이 깃들어 있다.
모차르트 음악의 영롱함 이면에 흐르는 애수가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는 이 곡은 모차르트가 경제적 궁핍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작곡됐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백미라 할 수 있는 20번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곡이다.
이 곡의 밝은 기분에 넘치는 제1악장의 영롱한 피아노의 선율은 희열의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순수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제2악장의 안단테는 마치, 건반 위에 투명한 물방울이 구르는 것 같다. 수정처럼 맑은 선율은 순수를 지향한 모차르트의 사랑의 열정은 아닐는지.
제3악장 론도 형식의 싱그러운 피아노의 포르테(강주)와 관현악의 빠르고 힘찬 총주에 이어 피아노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관현악과 함께 당당한 종결을 고한다.
18세기 후반의 유럽은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면에서 폭풍과 같은 변화를 맞고 있었다.
그 시대 정신은 자유와 평등사상이 일반 시민의 자각된 의식을 성숙케 하는 시기였다. 정신적 자유를 갈망하던 모차르트는 귀족들의 예속 상태에서 벗어나 자유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된다.
모차르트는 귀족들의 전유물인 고전 음악을 예약 연주 음악회를 통해 일반 대중도 음악을 향유 할 수 있도록 시도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벽을 넘지 못했다. 귀족들의 재정적 후원이 없이는 음악 작곡 활동이 얼마나 힘든 것 인가를 절감케 되고 경제적 궁핍으로 고통받게 된다.
이러한 고통 가운데서 탄생한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은 주옥같은 곡이다. 훗날. 만인으로부터 사랑받는 보석 같은 불후의 명곡이 되었다.
영화 엘비라 마디간은 스웨덴 감독 보비더 버그의 영상의 미학이라고 극찬받는 뛰어난 연출력의 작품이다. 청초하고 가련한 여인을 연기한 여배우 피아 디거마크의 눈부신 외모는 마음을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