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이 내년도 학교 급식조리실무사 모집에 나섰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해 2차 모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급식실 조리원 인기가 떨어지면서 미달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는 높은 노동 강도와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임금 등을 이유로 기피하는 것이다.
인원이 제때 충원되지 않아 기존 근무자들 업무가 가중되고 급식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울산시교육청이 내년도 조리실무사는 183명 모집에 173명이 지원해 0.95대 1로 정원 모집에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조리실무사 채용 시 필기시험인 인성 검사를 폐지하고 서류 전형과 면접시험을 강화해 직무 특성에 맞는 인재를 채용해 왔다.
그동안 조리실무사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필기시험인 인성 검사, 3차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신규 채용을 2차 필기시험이 폐지되고 1차 서류 심사와 3차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다.
그런데도 내년 하교 급식을 맡을 조리실무사가 10명의 정원을 채우지 못해 미달된 조리실무사는 각 학교에서 자체 채용한 기간제 인력으로 채워야 할 실정이다.
최근 조리흄 발생으로 인한 급식실 종사자 폐암 위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새로운 인력은 급식실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인력들이 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울산지역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퇴사한 노동자 가운데 10명 중 2명은 입사한 지 6개월 이내에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학교급식 종사자 퇴직 현황과 신규 채용 미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울산지역 학교 급식종사자는 6개월 내 퇴사자 수는 2020년 7명에서 2021년 8명, 2022년 18명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조리사ㆍ조리실무사 등 학교급식 종사자의 퇴직자 수는 1만3천944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울산은 329명이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은 여전히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학교 급식종사자들은 십수 년 전부터 1인당 식수 인원이 과도함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현재 학교급식 조리노동자 인원수 대비 식수인원은 130~140명에 달한다. 지난 국회 교육위 국감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학교급식종사자의 1인당 식수 인원이 타 공공기관 급식시설 대비 2~3배 수준임이 지적된 바 있다.
1인당 식수 인원은 시도교육청별로 마련된 `배치기준`에 의해 정해진다. 열악한 배치기준은 발암물질인 조리흄의 1인당 노출 빈도를 높일 뿐 아니라 근골격계질환이나 찔림과 베임, 화상, 넘어짐과 같은 각종 산업재해 빈도를 높이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2022년 폐암 판정을 받은 울산지역 학교급식종사자 4명 가운데 현재까지 2명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또 나머지 2명 중 1명은 산재가 아니며 1명은 심사가 진행 중이다. 허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