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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회> 와락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4/11/10 [16:59]

남자가 대바구니를 팔고 있었다

 

간판도 없는 죽제품 가게

가을 오후 햇볕이 남자의 얼굴 팔 할을 가렸다 

대바구니 하나를 고르자 

남자는 오늘 처음 만난 나를 

마치 옛날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대한다

 

댓살을 깎던 대칼이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동안 

엄지를 동여 맨 

헝겊 조각이 상처를 어루만진다

 

친구인양

와락  

남자의 삶을 안아주고 싶었다

 

대바구니에 담긴 한 움큼의 웃음이

이제 상처가 아물었다는 듯이

오랫동안

젖은 눈으로 엄지를 내려다 본다

 


 

 

▲ 정성수 시인

`와락`은 사람이나 사물이 갑작스럽게 모여들거나 부딪히는 상황을 묘사하는 의태어이다. 이 단어는 소리가 크고 힘차게 모여드는 느낌을 주며, 감정의 격렬함이나 사건의 긴박함을 함께 전달한다.그 자체로도 강한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어, 문학적 표현에 자주 사용된다. 예를 들어, 한 여름밤, 모닥불 주위에 모인 친구들이 있다.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을 터뜨리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불꽃이 튀어 오르는 순간, `와락!`하고 서로의 품에 뛰어드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 짧은 순간은 단순한 우정의 표현이 아닌, 사람들 간의 강한 유대감을 드러낸다.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며, 그들은 서로를 더욱 가까이에서 느낀다. 문학적으로 `와락`은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주인공이 오랜 시간 그리워한 사람과 마주했을 때,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라는 표현은 두 사람 간의 감정이 얼마나 깊은지를 암시한다. 단순한 재회의 기쁨을 넘어, 서로에게서 느끼는 고통과 상처를 함께 안고 있는 순간으로, 독자에게 강한 여운을 남긴다. 또한, 군중의 열기나 혼잡함을 묘사할 때도 유용하다. 시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사람들이 와락 몰려들어 상인에게 돈을 쥐어주었다`라는 문장은 장면의 혼란스러움과 함께 사람들의 욕망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는 독자가 상황을 보다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와락`은 단순한 소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순간의 강렬함을, 사람 간의 깊은 연결을, 그리고 집단의 열기를 전달하는 힘을 가진 단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와락`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의태어를 넘어, 우리 삶의 복잡한 감정선과 관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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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10 [16:5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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